대한민국 독립 헌신한 영국인 ‘베델’ 동상 고국에 세운다

박은경 기자 2023. 2. 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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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부당성 등 일본 만행 폭로
보훈처, 한·영 수교 140주년에 추진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4일 영국 런던에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의 손자를 만나 베델 기념우표집을 전달하고 있다. 보훈처 제공

대한민국 독립에 헌신한 영국인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동상을 영국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국가보훈처가 6일 밝혔다.

영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보훈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베델 선생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을 만나 작년에 발행된 베델 기념우표집을 선물하고 동상 건립 계획을 공개했다. 영국에 한국 독립운동가의 동상을 건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베델 동상 건립안은 한·영 수교 140주년과 6·25 정전 70주년이 계기가 됐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보훈처는 최근 외교부(주영국 대사관)와 공동으로 조사 활동을 거쳐 브리스틀에서 베델 선생의 생가를 확인하고 브리스틀시와 표지판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베델 선생은 일제강점기 언론 활동으로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는 독립운동을 펼친 영국인 독립운동가다.

1904년 러일전쟁 직후 데일리 크로니클의 특파원으로 한국에 들어와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와 코리아데일리 뉴스를 창간한 뒤 강한 항일 논조로 일제의 만행을 규탄했다. 일본의 황무지 개간권 반대를 시작으로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고종이 을사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친서를 게재하는 등 일본의 만행을 폭로했다.

베델 선생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일제는 영국에 추방을 요구했다. 추방 소송 중 건강이 악화한 베델 선생은 결국 1909년 5월1일 37세로 순국했다. “나는 죽을지라도 신보는 영생케 하여 한국 민족을 구하라”라는 유언을 남긴 그는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안장됐다. 정부는 베델 선생에게 1968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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