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노리던 가마솥·북·CD…초라한 ‘애물단지’ 신세로
[KBS 청주] [앵커]
세금 낭비라는 비판에도 그동안 세계 최고, 최대 조형물에 대한 자치단체의 도전은 끊이질 않았는데요.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조형물들은 지역의 대표 관광자원은 커녕, 하나같이 초라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괴산군이 2005년에 만든 무게 43.5톤, 둘레 17.8m의 초대형 가마솥.
세계 최대를 노리고 5억 천만 원을 들여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질그릇에 밀려 기네스북 인증에 실패했습니다.
설계상 문제로 밥을 짓거나, 옥수수를 삶을 수도 없어 이후 18년째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괴산군수는 이 가마솥을 산막이 옛길로 옮겨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김영환 충북지사는 다른 지역이 교훈으로 삼도록 '실패학 교과서'로 보존해야 한다며, 이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기네스북 등재에 성공한 조형물도 골칫덩이로 전락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청주시가 2015년 공예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초대형 CD 프로젝트.
48만 9천여 장의 CD로 건물 외벽을 덮는데 3억 7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자 억대의 관리 비용과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결국 2년 만에 철거됐습니다.
영동군이 2010년, 2억 3천만 원을 들여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북도 4년 동안 임시 보관소에 방치됐다가, 영동 국악체험촌으로 겨우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승수/'세금도둑 잡아라' 대표 : "이렇게 전시성, 일회성 사업에 예산을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주민들의 삶을 위해서 쓸 예산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하겠다며 세금 낭비를 반복하는 자치단체.
조형물 철거나 이전 등, 실패를 바로잡는데도 이중 삼중의 세금이 쓰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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