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면 ‘도민 불안’?…섣부른 전북도의회
[KBS 전주] [앵커]
착용 의무는 풀렸지만 여럿이 모이는 실내에선 되도록 마스크를 쓰는 게 권고되고 있죠.
하지만 좁은 공간에 모인 공무원들에게 지방의원들이 마스크를 벗도록 거듭 요구해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북도의회 이야기인데요.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주 열린 전북도의회 상임위.
마스크를 벗으란 한 도의원의 요구에, 간부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바로 내려놓습니다.
[임승식/전북도의원 : "과장님들은 마스크 좀 벗었으면 좋겠어요.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야지. 밖에서 보면 모릅니다. 우리 코로나 깨끗하거든요."]
뒤이어 질의에 나선 또 다른 의원.
도민 불안과 공직자의 모범 등을 언급하며 마스크를 벗어달라 거듭 요구하고.
[박용근/전북도의원 : "마스크를 꽁꽁 쓰고 다니면 전라북도 도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할 거 아닙니까. 관계자들은 열심히 마스크 쓰면서 우리보고 벗으라고 하나? 여러분께서 좀 모범을 보이면서…."]
고민 끝에 벗었다가 다시 착용하는 공무원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좁은 회의장엔 의원과 공무원 등 4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앉은 상황.
말로는 촘촘한 보건 대책을 주문해보지만.
[윤정훈/전북도의원 : "판단이 중요한 거 같아요. 나를 지키기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할 땐 잘 써야겠다."]
정작 의원들이 마스크 없이 기침하는 모습도 연달아 목격됩니다.
해당 상임위는 하필 보건 정책을 감사하는 환경복지위원회.
오전 상황의 여파인지, 식사 뒤 같은 자리에 모인 공무원들 사이에선 오히려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비슷한 시각 다른 상임위에선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도, 보건당국은 감염 우려가 있을 경우 착용을 여전히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럿이 밀집한 좁은 회의장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지만, 의원들의 요구는 공무원에게 거절하기 힘든 압박이 된 셈입니다.
도내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주 최대 8백 명대를 넘어섰던 상황.
도의원들의 섣부른 판단이 부적절했단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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