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슬램덩크’ 신드롬에 제2 전성기 맞은 박상민

이복진 2023. 2. 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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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
오프닝 곡 ‘너에게로 가는 길’ 불러
향수에 젖은 3040세대 기 살려주고
의리 지키기 위해 다시 마이크 잡아
“행복했던 때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우리 함께한 맹세 위해 모든 걸 걸 수 있어. (…) 날 부르는 바람의 함성을 향해 하늘을 향해 내 몸 던져. 내가 있어. 가슴 벅찬 열정을 끌어안고 박차올라 외치고 싶어. crazy for you crazy for you. 슬램덩크!”(노래 ‘너에게로 가는 길’ 가사 일부)

지금 대한민국은 ‘슬램덩크’ 신드롬이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영화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개봉 29일 만에 전국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5일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3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021, 218만명)을 앞질렀다. 최근 2주간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기도 했던 영화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이야기로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1990~1996년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한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대원씨아이의 ‘소년 챔프’에서 1992년부터 연재됐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OST ‘너에게로 가는 길’을 부른 박상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상민은 “‘너에게로 가는 길’은 슬램덩크의 ‘성가’”라며 “행복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팍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TV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국내에선 SBS에서 1998∼1999년 방송했다. 당시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곡은 ‘너에게로 가는 길’. 가수 박상민이 부른 노래로,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이 노래 또한 최근 급부상 중이다. 더불어 박상민의 인기도 급상승 중. 최근 가장 바쁜 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방에서 그를 찾고 있다.

최근 N서울타워에서 만난 박상민은 “밖을 나가면 나를 바라보는 30∼40대 연령들의 눈빛이 마치 ‘꿀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 정도”라고 최근 늘어난 인기를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기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 지난달 12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크레이지 포 유 상영회.’ 박상민은 영화 상영 10분 전에 출연, ‘너에게로 가는 길’을 열창했다. 관객들은 도입부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에서부터 따라 부르기 시작, 하이라이트 ‘날 부르는’에서 떼창으로 호응했다. 해당 상영회는 관객들이 몰리며 티켓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상영회는 진행되지 못할 뻔했다.


“처음에 영화가 우리나라 들어오기 몇 달 전에 (수입사에서) 섭외가 왔어요. 저는 굉장히 기분파, 의리파여서 다 해주기로 했죠. 오히려 농구장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시사회할 때 동료 연예인도 함께하는 등의 내용을 추가하는 걸 제안도 했죠. 그런데 저는 돈을 따지는 가수가 아닌데, 수입사가 회사와 저의 자존심 상하게 했어요. 너무 화가 나서 안 하겠다고 했었죠.”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인기는 한국보다 한 달 먼저 개봉한 일본만 봐도 확실했다. 영화는 원작 최종 보스 산왕공고(산노)와의 인터하이 32강전을 담으면서 색다른 시각과 이야기 전개, 그리고 완벽에 가까운 작화 등으로 ‘아바타: 물의 길’을 앞지를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여기에 ‘추억을 되새김당한’ 당시 청춘을 보낸 30∼40대가 스크린을 찾으면서 열기를 더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수입사와 배급사 쪽에서 급히 다시 박상민을 찾았다.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이 ‘너에게로 가는 길’이 왜 안 들리냐는 반응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 홍보대행사 쪽에서 급히 저희에게 부탁했고, 저도 30∼40대 분들 기를 살려주고 의리를 지키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로 했죠.”

박상민은 지난 4일 2회에 걸쳐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 크레이지 포 유 앵콜 상영회’를 다시 했다. 그는 “나도 영화를 2번이나 봤다”며 “그 추억과 감동이 너무 좋아서 앵콜 상영회를 또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너에게로 가는 길’에 대해선 “영화 주요 관객인 30∼40대에게 내가 부른 ‘너에게로 가는 길’이 각인돼 있다”며 “슬램덩크의 ‘성가(聖歌·신성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한 팬분이 ‘슬램덩크’와 ‘너에게로 가는 길’에 대해 ‘가장 건강하고 혈기 왕성하고 정신이 맑았을 때 함께했던 애니메이션과 노래’라며 ‘행복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해주셨어요. 완전히 동감해요.”

마침 올해는 1993년 1집 앨범 ‘스타트(Start)’로 데뷔한 박상민에게 가수 데뷔 3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런 그에게 ‘슬램덩크’의 명대사,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를 건넸다.
“매일매일입니다. 30년 동안 저를 멀리하지 않고 계속 사랑해 주고 대접해 주신 팬들 덕분입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저한테는 계속 영광의 시간이었죠. 특히 ‘슬램덩크’로 올해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런 팬들의 감사함에 박상민 스스로 정한 철칙이 있다. 1년에 2∼3개 정도 신곡을 내놓는 것.

“가수가 노래를 내놓는 것은 매너이고 도리입니다.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거의 다 이겨냈습니다. 빠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는 새로운 노래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국투어 콘서트도 계획 중이니까, 모두 잘 살고 행복해집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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