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이웃끼리 마음 나누는 ‘따뜻한 냉장고’

KBS 지역국 2023. 2. 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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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앵커]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물품을 기부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공유냉장고가 있습니다.

이웃간에 새로운 기부 문화로 자리잡은 공유냉장고, '현장속으로'에서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누구나 채워 넣고 누구나 꺼내 갈 수 있는 공유냉장고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차가운 냉장고 안이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차고 있습니다.

비단 어려운 사람을 돕는 기부가 아닌 이웃 간 서로 마음을 나누고 교류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공유냉장고를 구심점 삼아 선한 영향력이 퍼지고 있는 현장으로 안내합니다.

거창의 한 시장입니다.

장날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이 가운데 카트를 끌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점포마다 들르며 인사하는데요.

["사장님~ 오늘 기부할 거 있어요?"]

카트를 반갑게 맞으며 미리 준비한 물건을 내어 주는 상인들!

반찬과 간식 종류부터 떡까지 먹거리 종류도 다양한데요.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은 작은 정성이 쌓여 어느새 카트가 가득 찼습니다.

[신희경/거창 전통시장 상인 :"나눔 곳간에 동참한다고 해서 기부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따로 안 해도 시장에서 같이 하니까 좋아요."]

시장 상인회는 지역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기 위해 지난해부터 상인들이 직접 파는 물건을 공유냉장고에 나누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시장을 돌며 나눌 물건을 기증받는데요.

조금씩 보탠 마음이 이웃에게 잘 전해지길 바라봅니다.

[이정용/거창 전통시장 상인회장 : "100개 점포가 (나눔) 하면 100개 물건이 되기 때문에 순식간에 우리 카트에 물건이 쌓입니다. ‘나눔 곳간 합니다’라고 하면 자발적으로 이렇게 몇 개씩 줍니다. 우리 회원분들도 속으로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나눔 받은 물건을 들고 도착한 곳.

거창읍 공유 냉장고인 ‘나눔 곳간’입니다.

지역 업체와 단체, 개인 등이 자유롭게 음식부터 다양한 물품을 기부하는데요.

나눔 받은 물건은 품목별로 분류하고 유통기한을 꼼꼼하게 살피며 정리합니다.

[김서정/거창군 거창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음식은 유통기한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꼭 챙기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다 나눠가실 수 있도록 소분 작업하고, 라벨 종이를 이용해 어떤 분들이 나눔을 하는지 그런 것도 부치고 있습니다."]

인구가 많은 거창읍의 공유 냉장고는 취약계층 같은 어려운 이웃이 먼저 가져갈 수 있게 배려하고 있습니다.

공유 냉장고까지 찾아오지 못하는 이웃에게는 주민 활동가들이 직접 방문해 필요한 물건을 나눠주는데요.

보이지 않는 곳까지 도움의 손길이 닿고 있습니다.

[조정순/거창군 복지정책과장 : "지역 내에 있는 마을활동가를 많이 발굴하고, 역량 강화 교육을 해 주민 주도적으로 이 사업을 해 나갈 계획이고요. 안전한 복지 망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입니다."]

거창 남하면에도 공유 냉장고가 있습니다.

오늘은 마을 주민이 나눔을 위해 센터에 방문했습니다.

이용객이 늘면서 채움의 손길도 점점 늘어 냉장고가 생긴 이후 단 한 차례도 빈 적이 없습니다.

[이규현/거창군 남하면 : "주민들이 누구나 손쉽게 와서 가져가서 드시고, 나눔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아주 좋은 거죠."]

공유 냉장고는 마을 사람 누구나 물품을 채워 넣고, 가져갈 수 있는데요.

일상에서 필요한 식료품부터 주민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품과 가공식품이 주를 이룹니다.

기부라고 하면 왠지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일상 속 작은 물건이 어르신들에게는 꼭 필요한 생필품이 됩니다.

[정영순/거창군 남하면 : "우리가 다리가 아파서 시장에 못 가요. 한 번 올라가려고 해도 힘들고 특히 노인들은 그래요. 그래서 면사무소 이런 제도가 있어서 급할 때는 진짜 좋습니다."]

2021년 4월에 처음 시작한 거창 공유 냉장고는 현재 12개 읍, 면 행정복지센터와 마을 등 22곳에서 활발하게 운영 중인데요.

이웃과 이웃을 잇는 따뜻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서현욱/거창군 남하면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 "공유 냉장고를 매개체로 기부문화가 정말 활성화되고, 마을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나눔 문화가 확산해 크게 영향력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거창의 공유냉장고는 나눔과 돌봄이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며 서로 돕고, 돌보는 사업으로 진화했는데요.

작은 나눔이 쌓이고 쌓여 나눔이 일상이 되는 문화가 되고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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