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괴롭히는 ‘산후 우울증’] 갑자기 눈물 뚝뚝 … “따스한 관심·지지 필요해요”

송상호 기자 2023. 2. 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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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절반이상 분만 후 우울감 경험... 길면 2주가량 지속, 자연히 사라져
심한 감정기복·자살충동 심적 변화... 방치 말고 적극적 약물·상담치료를

간절했던 출산의 기쁨도 잠시, 산후 우울감을 겪거나 산후 우울증에 걸려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산모들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분만 후 산후 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52.6%로 2018년(50.3%) 대비 2.3%포인트 올랐고, 출산 후 일주일 동안의 산후 우울 위험군 역시 42.7%로 높게 형성됐다. 많은 산모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우울감에 대한 정확한 대처와 치료를 위해선 산후 우울증과 산후 우울감의 차이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증상과 치료방법도 알아두면 좋다.

산후 우울감 증상은 대개 분만 후 2~4일 이내에 찾아온다. 갑작스럽게 눈물이 쏟아지고,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평상시 문제 삼지 않았던 작은 행동 등의 변화에 짜증과 서운함이 강하게 표출되기도 한다. 일시적인 감정 변화뿐 아니라 밤낮이 바뀌어 피로감을 크게 겪을 때도 있고 관절이 시리는 증상 등의 신체 변화도 동반된다.

산후 우울감은 길면 2주가량 지속되는데, 그 이후의 일상생활에는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특별한 치료 방법 없이 2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편이다.

하지만 산후 우울증에 걸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상 산모의 33.9%가 산후 우울증 위험군에 속하며 분만 이후 4~6개월이 됐을 때 증상이 발현된다. 급격한 체내 여성 호르몬 변화, 양육에 대한 부담감, 주변 사람 및 사회와의 격리, 월경 전 증후군을 앓았던 경우 등의 복합 요인들이 뒤섞여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수많은 원인만큼 증상 역시 다양하다. 감정 기복이 잦아지며, 변화가 심할 땐 죽음에 대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자녀를 향한 과도한 집착이나 무관심으로 인한 방치 등의 심리 상태가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왜곡돼 발현될 때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면 그냥 넘기지 말고 산후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산후 우울증 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방법이다. 먼저 약물치료는 수유시기와 우울감이 찾아오는 시기가 겹칠 때가 많기 때문에 항우울제 등의 약물 투여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물론 증상이 심해질 경우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처방받으면 된다.

상담치료 같은 경우는 원인을 찾아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각 지역의 보건소에서도 산후 우울증 검사 및 상담 기관 연계 절차가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지역에 난임‧우울증 상담센터가 1개소씩 설치돼 운영 중이며 우울증 진단‧상담‧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관해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분만 전후의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산모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배우자를 비롯한 주변의 가족들이 따스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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