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은 안 보여도 넷플릭스는 볼 수 있어요”…장애 장벽 허무는 OTT

김대기 기자(daekey1@mk.co.kr) 2023. 2. 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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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상영관 앞 로비에 설치된 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서비스 소개 공간. <사진=넷플릭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장애인의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시청각 장애인들이 영상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폐쇄형 자막이나 화면 음성 해설과 같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무장애)는 장애인·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도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것을 의미하는데 OTT 업계에서도 배리어프리 서비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로 제작한 모든 콘텐츠 안에 폐쇄형 자막을 넣고, 화면 음성해설과 텍스트 음성변환 기술(TTS)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주요 OTT 가운데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넷플릭스가 소개된 바 있다.

넷플릭스의 오디오 화면 해설 서비스는 인물의 동작, 표정, 의상은 물론 화면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음성으로 자세히 설명해주는 기능이다. SF(공상과학) 장르의 경우 특수영상효과가 많아 시각 장애인들이 음성만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넷플릭스는 콘텐츠 본연의 뉘앙스와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기묘한 이야기’에서 데모고르곤이 공격하는 장면의 경우 음향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장면이 끝난 후 음성 설명이 나오는 순서로 배치했다.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서비스에도 세심한 배려를 깃들였다. 대사는 물론 ‘직원1’과 같이 화자 정보를 자막으로 내보내고,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처럼 대사 이외 소리 정보까지 문자로 표시해 전달한다.

넷플릿스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화면 해설과 청각장애인용 자막이 기본으로 적용되고 있고, 한국어를 포함해 최대 33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또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해외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다국어 더빙과 함께 오디오 화면해설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어와 포루투갈어의 오디오 화면 해설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월 30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상영관 앞 로비에 설치된 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서비스 소개 공간.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지난달 30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SF영화 ‘정이’의 배리어프리 상영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시청각 장애인을 비롯해 국립서울맹학교 등 소속 특수학교 교사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현장에서는 넷플릭스의 배리어프리 기능 소개 공간이 별도로 운영됐다.

국내 OTT 브랜드들도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웨이브(Wavve)는 국내 콘텐츠 자막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막이 삽입된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현재 웨이브는 9만편 가량의 콘텐츠에서 배리어프리 자막을 포함한 한국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자막 서비스도 시작했다.

티빙은 오리지널 시리즈와 드라마, 예능 VOD, 최신 영화, 해외 시리즈 같은 인기 채널 콘텐츠에 배리어프리 자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자막이 적용된 콘텐츠는 ‘유미의 세포들 시즌1,2’, ‘돼지의 왕’, ‘괴이’ 등 총 84개 작품으로 에피소드 기준으로는 약 1200편 정도다. 해당 자막은 화면 해설을 추가로 제공하고, 인물의 대사 외에도 화자 정보, 음악 및 소리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티빙은 해외 콘텐츠에도 영상과 자막을 분리하는 폐쇄형 자막을 지원할 계획이다.

OTT를 넘어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도 장애인의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2월 AI를 활용한 웹툰 대체 텍스트 제공 서비스 ‘배리어프리 웹툰’을 개발했다. 만화 말풍선 속의 대화를 텍스트로 바꾸고 이를 다시 음성으로 변환해 AI가 읽어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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