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용 호조에 증시 '급냉'… 긴축 우려엔 증권가 '글쎄'
미국 고용 상황이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긴축 기조 장기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시장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의 입에 주목하는 가운데 호전된 고용 상황이 긴축 기조를 강화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5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예상치인 18만7000명을 크게 웃돈 수치다. 12월 수치인 26만명의 배에 가깝다. 3.4%로 집계된 실업률은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다.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은 견조한 고용 상황에 시장은 냉각됐다. 3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하락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1.04%(43.28) 떨어진 4136.48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59%(193.86포인트) 하락한 12006.9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는 127.93포인트(0.38%) 하락한 33926.01에 마감했다.
한국 증시도 하락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21포인트(-1.70%) 내린 2438.1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0.71%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여러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고용지표는 상당히 강력한 것으로 평가했다. 1월은 '노동부 통계 변경'이 있고 교직원 파업 종료, 12월 한파에 따른 이연효과 등이 있지만, 이를 모두 감안해도 굉장히 견조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겨우 돌아서는 듯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강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1월 증시 강세를 이끈 달러의 약세가 흔들리고 피봇 기대감이 줄어들어 증시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자산전략팀장은 "주말 고용지표 발표 후 NDF 원/달러 환율이 금요일 종가보다 20원 가까이 급등했다"며 "14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인데 물가가 예상보다 경직적으로 나온다면 달러 강세가 연장될 수 있어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4원오른 1252.8원으로 장을 마쳤다. 긴축 경계감에 급등세를 보인 것.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 부재와 함께 1월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후폭풍 그리고 중국 정찰 풍선으로 촉발된 미-중 외교갈등 증폭 등으로 달러화 강세 및 위안화 약세 흐름이 이번 주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 흐름이 변화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 지표 경계감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연준이 고용 수준을 정책 목표에서 점차 제외시키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고용 약화'라는 타깃이 폐기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로 2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은 (강조하던) '고용 약화'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고용이 강해도 물가가 안정되는 길이 있다고 믿는다'며 완전히 스탠스를 바꿨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 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한 견조한 고용과 같이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키는 요인들이 오히려 증시 강세에 더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 중단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물가는 4월 정도에는 근원 CPI가 5%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더 이상 경기 지표가 잘 나왔다고 해서 긴축에 대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자 시장의 눈은 곧 있을 파월 의장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오는 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지난 2월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할 때는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시장의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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