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순간 ‘멋진 아빠’ 됐다…75년간 질투유발 SUV [카슐랭]
英여왕도 반한 ‘오프로더 제왕’
나쁜 남자車→멋진 아빠車 진화
다큐멘터리 채널을 즐겨본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자동차가 있다. 영국 출신 랜드로버 디펜더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사들이 선호하는 ‘오프로더’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낯설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지프(Jeep) 랭글러, 독일 벤츠 G클래스와 함께 오프로더 ‘3강 체제’를 구축한 것을 감안하면 의외다.
이유가 있다. 디펜더는 지난 2020년 이전까지 70년 넘게 한국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에어백이 없는 치명적 단점과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5년 단종됐다.
단, 국내에서 디펜더를 랜드로버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랜드로버=디펜더’다.
실제 디펜더는 랜드로버 역사 그 자체다. 랜드로버가 지닌 야성미와 품격이라는 ‘이율배반’ 매력도 디펜더에서 시작됐다.
지프의 섀시는 그대로 사용하고 로버에서 만든 엔진을 얹었다. 전쟁 이후 부족해진 철을 대신해 폐기된 비행기의 알루미늄으로 차체를 만들었다.
궁하니 통했다. 알루미늄은 녹슬지 않고 가볍기 때문에 랜드로버의 장점으로 부각됐다. 랜드로버는 ‘알루미늄 마술사’로 여겨졌다.
초기 생산 차량은 주로 녹색으로 칠해져 랜드로버의 상징처럼 됐다. 역시 전쟁이 끝난 뒤 잉여 군수 물자로 남아있는 페인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랜드로버라고 하면 바로 디펜더를 뜻했던 셈이다. 1989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나오면서 디펜더로 차명을 바꿨다.
지프가 전장을 누볐다면 디펜더는 출시 이후 ‘가는 곳이 길이다’라는 말을 만들며 사막과 아프리카 초원을 휩쓸고 다녔다. 당연히 모험과 도전을 숭상하는 남자들의 로망이 됐다.
아울러 ‘품격’과 ‘체면’을 중시하는 영국차 이미지에 힘입어 멋진 슈트를 입고 타도 어울리는 오프로더라는 인식도 생겼다.
여기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랑한 오프로더라는 사실도 고상한 이미지에 한몫했다.
올뉴 디펜더는 2021년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여성이 뽑은 세계 올해의 차’ 등 유수의 상을 수상하며 디펜더 헤리티지를 성공적으로 계승했음을 인정받았다.
올뉴 디펜더 110은 강인한 남성미를 풍기면서도 1세대 모델보다 품격을 더 강조했다. 편의성, 정숙성, 안전성도 향상했다.
위로 돌출된 보닛, 동그랗게 부릅뜬 눈을 닮은 LED 헤드램프, 꽉 다문 입을 연상시키는 수평 라디에이터,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 그릴은 강인하면서도 우아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다.
실내는 수평 레이아웃을 통해 단순하면서 깔끔하게 처리됐다. 조작 시스템은 단순하지만 기능은 슈퍼컴퓨터 급이다.
85개의 개별 ECU(전자제어장치)를 통해 기존보다 8000여개 많은 2만1000개의 네트워크 메시지를 동시 처리할 수 있다.
10인치의 터치스크린에는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순정 T맵(티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컴포트, 에코,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및 도강 등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은 디펜더를 오프로더 제왕으로 만들어준다.
바퀴가 모두 빠지는 움푹 파인 땅도, 미끄러운 진흙탕도, 90cm 깊이 물웅덩이도 쉽게 돌파한다.
오프로드에 특화됐기에 온로드 주행 성능은 부족하고 승차감도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도 깼다. 온로드에서는 매끄러우면서도 부드럽게 달린다.
올뉴 디펜더는 오프로드에서는 강인하지만 온로드에서는 부드럽고, 가족과 함께 모험은 물론 일상생활도 즐길 수 있는 패밀리 SUV로 거듭났다. 혼자 모험을 즐기는 ‘나쁜 남자를 위한 차’에서 ‘멋진 아빠차’가 진화했다.
올뉴 디펜더 최상위 트림인 110 D300 HSE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국내에는 단 75대만 한정 판매된다.
1세대 초기 모델을 연상시키는 그래스미어 그린(Grasmere Green) 색상을 익스테리어, 루프, 사이드 시그니쳐 그래픽, 20인치 알로이 휠과 센터캡 등에 적용했다.
후면부에는 사이드 오픈 테일게이트 손잡이 하단에 75주년을 상징하는 그래픽, 세레스 실버(Ceres Silver) 범퍼로 차별화를 추구했다.
실내에서는 차량 전반을 가로지르는 대시보드의 크로스 카 빔을 그래스미어 그린 파우더 코팅으로 마감하고 우측에 75주년 기념 로고를 레이저 각인했다.
한정판 모델은 알루미늄 소재의 인제니움 인라인6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은 높이고 배출가스는 줄였다.
최고출력은 300마력(ps), 최대토크는 66.3kg.m, 제로백(0→100km/h 가속시간)은 7.0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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