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 1번지] ETRI, 반도체·통신기술 개발 중심 도약

정인선 기자 2023. 2. 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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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 50주년] ICT 선두주자 전자통신연, '최초 타이틀' 최다 보유
1976년 설립돼 반도체·인터넷·통신기술 주도
국가우수성과 최다 배출, 특허·창업 성과도 쏠쏠
ETRI 전경. 사진=ETRI 제공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가 올해 출범 50년을 맞았다. 대덕특구는 1973년 '대덕연구학원도시'로 출발해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에 눈부신 과학기술 성과를 안겨줬다.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인 대전을 명실상부한 과학도시로 발돋움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그 중심에는 대덕특구에 입주한 수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연구소기업, 다수 대학 등이 있었다. '한국 과학기술 1번지'로 자리를 굳혀 온 대덕특구는 이제 50주년을 맞아 '세계적 혁신클러스터'를 목표로 재도약에 나선다. 대전일보는 대덕특구 '제2의 원년'을 맞아 국가 혁신성장을 이끈 연구기관을 선정, 한국 과학기술의 변천사와 주요 연구개발 현황을 연중 보도한다. <편집자주>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정보통신기술(ICT) 대표기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 한 문장으로 정의된다.

ETRI는 1976년 12월 30일 한국전자기술연구소(KIET)와 한국전기기기시험연구소(KERTI)로 출발했다. 정부는 당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기전자기술 개발을 주도할 KIET를 설립했다. 이후 1985년 5월 29일, 반도체와 컴퓨터 연구를 주도하던 KIET가 KETRI에 통합되면서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기준 ETRI에 소속된 연구원은 약 2500여명으로, 이중 박사학위자가 1100여명에 달한다. 연간 투입되는 연구개발 예산은 약 6200억 원 규모다. ETRI는 여느 출연연보다 '최초 타이틀'이 많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국가 경제를 이끈 '산업의 쌀' 반도체(DRAM), 내 손안의 인터넷 세상을 연 와이브로(WiBro), 전자정부의 기반을 만든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Ⅱ(타이컴), 2세대(2G) 통신기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이 대표 성과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세계 두 번째)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를 명실상부 인터넷 강국으로 끌어 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왼쪽부터)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견인한 무선전송시스템, 초고속 이동형 인터넷 시스템, IMT-2000 기지국, 광전송시스템. 사진=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ETRI의 연구 성과는 국민 삶의 질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공인인증서,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4D 영화관, 하이패스 등에도 ETRI의 기술이 담겼다.

방사선 노출을 대폭 줄인 치과용 X-RAY, CCTV 속 위험에 처한 사람을 탐지하거나 쓰레기 무단 투기를 잡는 AI 기술, 식도·위를 검사하는 '캡슐 내시경', 호흡으로 폐암을 진단하는 '전자 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읽는 전자책', 지문·홍채 대신 뼈와 근육을 이용해 생체를 인증하는 기술 개발에도 ETRI가 중심에 있었다.

ETRI는 우리나라가 국가 지능화를 통해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되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5G·6G 이동통신, 양자컴퓨팅 등 국민 삶 속 곳곳에 스며드는 기술 개발도 선도 중이다.

ETRI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는 국제표준특허 수도 1017건(지난해 기준)이나 보유 중이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ETRI는 지난 5년간(2017-2021년) 국내·외에서 총 1662억원을 특허로 벌어들여 출연연 중에서 총수익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TRI에선 코스닥에 상장한 수젠텍·신테카바이오·진시스템·마인즈랩 등 4개 연구소기업을 포함해 140여개 창업기업도 탄생했다. 현재 '벤처 사관학교'라는 명성답게 총 850여개 동문 기업이 있고, 이들이 올린 매출액은 수백억원에 이른다.

방승찬 ETRI 원장은 "ICT가 국가 성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AI 연구 성과와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2025년까지 세계 최초로 200Gbps급 6G 개념 검증을 시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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