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보좌진協 "전대 후보들, 비난 말고 비전을…부끄러움은 당원 몫인가"

국보협, 박기녕 대변인 성명 "집권 1년 안 된 여당 전대가 점입가경…상대 날선 비난은 경쟁의 양념 아냐, 당원·민심 싸늘한 시선 못 느끼나"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왼쪽부터)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2월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합동 당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단상에 올라가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친이준석계 천하람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공동취재·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친윤(親윤석열)그룹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과 선두 경쟁 중인 안철수 의원 간 네거티브 과열 양상을 보이자, 국회의원 보좌진들 사이에서 "상대를 향한 날 선 비난은 경쟁을 흥미롭게 해주는 '양념'이 아니다"라며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6일 '전당대회의 지나친 과열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박기녕 대변인 성명에서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이룬 후 1년이 채 안 된 집권 초기 여당으로서 첫 전당대회가 점입가경이다. 지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원과 국민은 있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비전은 없고 조롱만 난무하니, 부끄러움은 오롯이 당원의 몫인가"라며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의 성공을 기원하고 그 밀알이 되기 위해 나왔다는 출마자들은, 미래에 대한 본인의 비전만 말하면 될 일이다. 왜 하나같이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비난을 앞세우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후보의 목소리는 경쟁상대가 아닌 당원과 국민을 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상대를 향한 날 선 비난은 경쟁을 흥미롭게 해주는 양념이 아니다"며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국민과 당원들의 싸늘한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후보들은 이제라도 민심과 당심을 살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며 "전당대회가 지나치게 과열돼 국민께 실망을 크게 안겨드리는 결과를 막아야 한다. 추운 겨울 녹록지 않은 민생 속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희망의 온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당 당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경선은 사실상 김기현 의원을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후보로 미는 친윤 주류, 안철수 의원 등 범(汎)친윤 비주류, 이준석 전 당대표를 후원자로 삼은 비윤(非윤석열) 후보들의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