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식품’ 정의·기준 신설 찬성: 신식품 시대적 흐름 올라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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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식품시장은 '대체식품' 전성시대다.
지난해 12월22일 식약처는 대체식품 시장의 급성장과 소비자의 니즈(요구)에 따라 효율적 안전관리를 위한 기준 신설을 예고했다.
게다가 생산성 등 산업적 장점과 더불어 전염성 병원체의 주원인인 동물에 대한 거부감, 고기가 건강에 나쁘다는 소비자 인식, 반려시장 성장으로 인한 동물 복지, 지속 가능한 개발 등 많은 장점이 대체식품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의 안전기준 신설로 다양한 대체식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겠으나 아직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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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하상도 |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최근 글로벌 식품시장은 ‘대체식품’ 전성시대다. 여기에 건강을 상징하는 ‘식물성’과 코로나19 사태로 면역의 아이콘이 된 ‘단백질(프로틴)’ 바람이 불면서 대체육이 핫한 미래 먹거리로 뜨고 있다. 지난해 12월22일 식약처는 대체식품 시장의 급성장과 소비자의 니즈(요구)에 따라 효율적 안전관리를 위한 기준 신설을 예고했다. 대체식품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식품에 대해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 미생물, 식용곤충, 세포배양물 등을 주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의했고 산가, 과산화물가, 대장균군, 세균수, 대장균 기준·규격이 적용된다.
대체식품이라고 하면 생소할 수 있는데, 사실 전혀 새로운 말이 아니라 인류가 음식을 먹기 시작한 원시시대부터 늘 함께해 왔다. 인간이 수렵으로 생명을 유지하던 때, 계절이 바뀌면서 제철 음식이나 날짐승을 구할 수 없거나 열악한 날씨로 농산물이나 과일의 공급량이 줄어들면 다른 대체식품을 찾아야만 했다. 요즘은 이런 자연스러운 대체식품 말고도 공급 부족으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싼 원재료로 대체하고, 건강을 위해 알레르기가 없거나 칼로리가 낮은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동물성 고기를 식물이나 미생물, 곤충, 배양육 등으로 대체하는 ‘대체육’, 우유를 대체하는 식물성 ‘대체유’, 대체 달걀 등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세계 식품업계 최대 화두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때문에 환경을 크게 손상하며 얻어왔던 가축 단백질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축산업으로 단백질을 얻는 데에는 식물보다 물을 4~25배 더 사용하고 화석연료도 6~20배 더 쓴다. 게다가 생산성 등 산업적 장점과 더불어 전염성 병원체의 주원인인 동물에 대한 거부감, 고기가 건강에 나쁘다는 소비자 인식, 반려시장 성장으로 인한 동물 복지, 지속 가능한 개발 등 많은 장점이 대체식품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의 안전기준 신설로 다양한 대체식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겠으나 아직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 가축으로부터 온 동물성 단백질의 식감과 완전 단백질이라는 영양적 장점을 그 어떤 대체식품도 대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고기 사랑’은 원시시대부터 이어진 인간의 본성이다. 가축이 아닌 실험실서 배양된 고기를 농식품부나 축산업계가 인정할지, 또 고기, 우유, 달걀 등의 용어 사용을 반대할지도 우려스럽다. 게다가 어떤 용어든 시장에 나간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여 구매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그러나 일단 정부가 시장을 열어놨으니 기업은 식육을 쓰든 대체 원료를 쓰든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표시를 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면 된다. 식품시장에서는 ‘고기가 좋다’, ‘대체육이 좋다’는 이분법적 논쟁은 아무 의미가 없다. 고기든 식물이든 미생물이든 모두 식품의 원료에 불과하고 소비자에겐 최종 제품이 맛있고 몸에 좋으면 그만이다. 고기는 인간 식생활의 ‘목표’가 아니라 풍요롭고 건강한 식생활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꼭 동물성 고기를 먹어야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식물성이든 미생물성이든 배양육이든 단백질원이 되고 식품의 원료가 될 수 있다.
이제는 2023년이다. 소비자에게 ‘이걸 먹어라’, ‘저걸 먹어라’하는 과거 공급 우위의 생산자 중심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우리 모두 신식품의 혁명인 대체식품의 거센 파도에 서둘러 올라타야 한다. 대체식품은 공급자가 결정권을 가진 게 아니라 시장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표시에 기반한 소비자 선택의 문제’로 풀어가야 한다. 즉, 무엇으로 만들어진 대체식품인지를 표시하고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만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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