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에 5060만주 자사주 매입… 스타벅스 다시 날까
12월 1800개 매장 줄줄이 폐업
제로 코로나 끝나 다시 문 열어
전문가들 "실적 70% 회복할 것"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해외 최대 시장인 중국 매출 부진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 급증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소비 수요 둔화가 실적을 시장 전망치 아래로 끌어내렸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스타벅스는 회계연도 기준 1분기(지난해 10~12월)에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75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77센트에 못 미쳤다. 매출액은 87억1000만달러(약 10조67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 둔화한 데다 월가가 예상한 87억9000만달러에도 소폭 밑돌았다.
스타벅스는 정규 시장 종료 후 실적을 발표했는데, 곧장 시간외 거래에서 2%가량 하락했다. 다음날인 3일에도 4.44% 급락한 스타벅스 주가는 104.30달러에 지난주 정규장을 마감했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에게 두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의 지난 분기 매출이 약 29% 급감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4배 이상 감소한 것이었다. 중국 매출액이 예상보다 크게 줄면서 전체 매출액도 13% 감소했다. 중국 매장 거래량도 전년 대비 28% 급감했다. 매출과 매장 거래량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폭이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999년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열며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2017년 7월에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운영하던 중국 사업권 50%를 매입해 중국 사업을 직영체제로 전환했다. 한때 70%까지 올랐던 스타벅스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현재도 36%가 넘는다.
스타벅스는 지난 분기에만 중국 내 69개의 매장을 추가해 총 6090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1800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중국이 작년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면서 이 여파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측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난해 말 포기하고 12월 초부터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면서도 "스타벅스의 고객 수는 전국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영향으로 여전히 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지 수요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회복 시점에 대한 명확한 전망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4분기 북미 시장에서는 매출 호조를 기록했지만 가격 인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들의 주문당 지출액이 늘어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AP통신은 "지난해 4분기 스타벅스의 매장 매출 증가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전년 대비 7%)에 따른 것으로, 실제 매장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북미와 미국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이는 판가 상승(9%)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스타벅스의 실적 개선과 외형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란 게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중국 내 실적과는 달리 스타벅스 주가는 최근 두 달 동안 20% 이상 상승했고, 연초 이후로도 상승세였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라 세나토레 연구원도 "중국의 리오프닝은 스타벅스 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는 긍정적인 촉매제"라며 "이런 순풍의 타이밍은 알 수 없지만 중국의 봉쇄가 대부분 끝나면서 우려가 제거됐다. 판매 수준은 2023년에 정상화된 수준의 60~70%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타벅스는 강한 반등을 지지할 만한 브랜드, 영업 규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다국적 커피 전문점으로 1971년 설립돼 현재 80개국 이상에서 3만6000여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미국 커피 체인점 점유율이 41%에 달하는 등 글로벌 커피전문점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브랜드다.
주요 사업 부문은 △직영사업 △가맹사업(라이선싱) △병커피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하는 소비상품그룹(CPG)사업으로 나뉜다. 회계연도 2022년 기준 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직영사업 82.4%, 가맹사업 11.3%, CPG 및 기타사업이 6.3%를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북미 72%, 글로벌 및 기타가 28%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통한 매출 증가가 나타났고,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 내 매장 거래량 회복과 매장 수확대가 확인되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한 것도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분기 자사주 매입을 재개해 1억9140만달러 상당의 주식 190만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스타벅스는 향후 3년간 주주들에게 200억달러를 환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중단한 바 있다. 변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비춰볼때 현재 5060만주의 추가 매수 여력 남았다. 또한 분기 배당으로 주당 0.53달러 결정했다"면서 "2025년까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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