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Interview> ‘말의 트렌드’ 펴낸 빅데이터 전문가 정유라 | “영끌·텅장 등 신조어 국어 파괴 못 해…시대적 감수성 녹아 있어”
텐션과 사랑이 넘치는 요즘 말 탐구서
말의 트렌드
정유라│인플루엔셜│1만6800원│340쪽│2022년 11월 28일 발행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텅장(텅텅 빈 통장),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갓생(쓸데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사는 인생)⋯. 온라인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들이다. 혹자는 이게 무슨 외계어냐며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어휘에서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영끌’과 ‘텅장’은 과열되고 극단적 소비 양식을, ‘네카라쿠배’는 국내 IT 기업의 성장과 이런 기업에 대한 구직자의 동경을, ‘갓생’은 젊은 세대의 자기 계발 의지와 우리가 속한 치열한 경쟁 사회 모습을 반영한다. ‘말의 트렌드’는 요즘 쓰이는 어휘를 통해 이러한 어휘들이 쓰이게 된 배경과 맥락을 분석했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정유라 저자는 서면 인터뷰에서 “줄임말, 신조어를 무조건 비난하기보다 거기에 담긴 사람들의 심리와 욕망을 읽어내려는 태도로 발상의 전환을 해 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책을 쓰게 된 배경은.
“2015년 처음 소셜(미디어) 분석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디지털 언어와 일상 언어의 차이를 말하는 지점이 달라졌다. 과거 디지털 언어에 대한 인식은 ‘줄임말’ 혹은 국어 파괴라는 의견이 주류였지만 오늘날 이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문법이 다르고(줄임말, 접두사, 해시태그 등), 감수성이 다르다. 그 다른 지점을 잘 관찰하고 풀어나가다 보면 새로운 시대를 생생하게 읽을 수 있고, 새로운 세대를 건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급량이 급증한 단어로는 뭐가 있을까.
“코로나19 이후, ‘루틴(routine)’ ‘리추얼(ritual)’의 언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자신만의 시간이 더 늘면서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다. 2020년 8월 생긴 ‘밑미’라는 사이트의 경우, ‘나에게 꼭 필요한 리추얼을 골라봐요’라는 제안으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리추얼 그룹에 금액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시대상을 읽기 위해 활용하는 텍스트가 선전 문구나 상업 광고 카피에서 해시태그로 넘어왔다고 지적했다.
“해시태그는 함축의 언어이면서 연결의 언어다. 시류를 타고 널리 퍼지기 위해,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쓰기 위해서는 모두가 쓰는 보편적인 해시태그를 사용해야 한다. ‘#오늘뭐먹지’라든가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처럼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대세 해시태그에 편승해 최대한 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명확한 철학과 실천을 담은 해시태그를 만들되 오랜 시간 사용해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이자 아카이브가 된다면 해시태그로도 차별적 브랜딩이 가능하다.”
책에는 ‘언상(言像)’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좋은 언상을 가지려면.
“좋은 인상도, 좋은 언상도 결국 나와 세상을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고 믿는다. 인상이 좋은 사람을 떠올리면 평온한 표정이 먼저 떠오른다. 평온해 보인다는 것은 미움보다 사랑이 많은 상태가 아닐까. 언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좋은 점들을 더 많이 발굴해 그것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다 보면 그것이 좋은 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초대 중국 동북 특파원의 이야기
형제
조성우│탄탄글로벌네트워크│1만8000원│240쪽│1월 5일 발행
2008년 중국 길림성 연길, 대한민국 최초 중국 동북 지역 특파원인 조계창 연합뉴스 기자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동생인 저자는 형의 사고와 관련한 수많은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험난한 중국 동북 기행을 떠났다. 형의 흔적을 되밟으며 느끼게 된 중국 동북 지역과 민족, 통일에 대한 단상, 그를 통해 성숙해지는 저자의 모습을 담았다.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케이틀린 오코넬│이선주 옮김│현대지성│1만8000원│360쪽│1월 5일 발행
젊은 코끼리는 나이가 들어 이가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음식을 대신 씹어준다. 이처럼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의례를 행하며 살아간다. 유명한 행동생태학자인 저자는 30여 년간 코끼리·원숭이·사자 등 동물들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야생동물의 10가지 의례를 통해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를 이뤄가는 데 필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88세 노인의 마지막 인생, 22일 동안의 호스피스 이야기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
유성이│멘토프레스│1만3800원│319쪽│1월 16일 발행
저자는 2007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16년 이상 ‘죽음학’을 연구해왔다. 2021년부터 호스피스병원에서 간호사로 경험한 것들을 책에 담았다. 미지의 순간인 죽음을 인간적으로 맞기 위해 개인 스스로가 자기 돌봄을 하며 현실적 준비도 해야겠지만, 타인의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한다.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자신을 내어줌’이란 무엇인지 성찰케 한다.
리더를 위한 6가지 아들러의 가르침
철학을 잊은 리더에게
기시미 이치로│부윤아 옮김│다산북스│1만8000원│348쪽│1월 4일 발행
‘미움받을 용기’로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저자가 새로운 리더론을 제안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여기는 ‘심리학 3대 거장’ 알프레드 아들러의 철학을 기반으로 리더십의 방향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한다. 실제로 세계적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과의 대담을 담아, 리더론의 철학을 현장에 적용한 예시를 소개한다.
60년 투자 경험과 데이터로 돈의 흐름을 밝혀낸 가치투자법
돈의 패턴
짐 쿨렌│최윤영 옮김│동양북스│1만8800원│272쪽│1월 18일 발행
주식시장에서 줄곧 불이익을 당해 온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집필됐다. 주가가 높을 땐 사고 싶은 강력한 욕망과 군중심리가 작동한다. 반대로 주가가 낮을 땐 팔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런 유혹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장기 가치투자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상승장과 하락장 모두 대처하는 팁을 저자의 60년 투자 경험을 통해 전한다.
시작하기, 머무르기 또는 떠나기: 의사 결정의 기술
(Start, Stay, or Leave: The Art of Decision Making)
트레이 가우디│크라운 포럼│28.99달러│288쪽│1월 24일 발행
폭스 뉴스 진행자인 저자는 의사 결정이 시작하기, 머무르기, 떠나기 등 세 가지 선택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한다. 꿈의 직장을 그만둘지, 의회에 출마할지, 정치 생활에서 물러날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고유한 성공 비전 만들기’ ‘꿈에 대한 지혜로운 상담’ ‘목표 달성을 위한 가치 평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때 논리·감정·두려움의 균형 이루기’ 등 의사 결정 도구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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