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글로벌 경제 리뷰] 세계 경제 회복 전망과 6대 불확실성

아이라 칼리시 입력 2023. 2. 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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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아이라 칼리시딜로이트 투쉬 토머츠리미티드 수석 글로벌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2022년은 극적인 경제적·지정학적 사태로 점철된 한 해였으나, 2023년은 지난해 불거진 위기 중 일부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이하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수개월 사이 세계 경제 전망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지나친 비관주의에서 지나친 낙관주의로 급선회하는 것은 금물”이란 당부를 곁들였다.

우선 공급망 혼란, 원자재 가격 상승,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 등 2021~2022년에 급격한 물가 상승을 초래했던 요인들이 해소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이미 고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되며, 유럽도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수요가 약화하는 반면, 재화의 생산과 유통 능력이 강화되면서 출하 지연, 공급 부족, 운임 상승 등의 사태도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중앙은행들이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지금까지의 가파른 행보만으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착하기 위해 올해 초까지는 긴축 행보를 지속하겠지만, 상반기 내에 긴축을 잠시 멈추고 그간 정책 효과를 가늠하며 관망 자세를 보일 수 있다.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글로벌 경제 리더들은 긴축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 부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했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도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통제하겠다는 결의를 끝까지 지키지 않는다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물가가 다시 치솟도록 방치하면, 경기순환의 안정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늦지 않게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겠다는 결의는 변하지 않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저축에 기댄 소비지출이 계속 증가하고, 금리 상승에도 기업은 현금보유고를 헐어 장기적 성장을 내다보며 활발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상황은 예상보다 양호하다. 

다만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데, 천연가스 가격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이어서 소비자 구매력과 기업의 투자 여력이 극히 제한된다. 중국 경제는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 후 느린 속도지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6대 불확실성
1│‘제로 코로나’ 탈피한 중국 경제

경제 전문가들이 꼽는 올해 가장 큰 불확실성은 ‘중국 경제 활동 재개’다. 경제 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도 이를 올해 가장 중대한 경제 이벤트로 꼽았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다면, 국제 유가가 급등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당길 수 있다. 반면 중국 경제가 이륙에 실패하면, 대중 수출이 위축돼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한편 물가 상승 압력은 줄어들 것이다.

다보스포럼에서 무엇보다 열띤 논쟁을 이끈 화두가 중국 경제였다.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서방 재계 리더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중국이 돌아왔다(China is back)”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대외수요 약화, 인구학적 변화, 서방의 대중 제재 등 중국의 발목을 잡는 역풍도 만만치 않다. 현재 채권 시장은 중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휩싸여 크게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 정치 리스크 우려도 글로벌 기업의 대중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기술 탈동조화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해, 중국이 가치사슬을 타고 올라가 첨단분야를 발판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향방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외교정책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033년까지 러시아가 국가로서 실패하거나 해체할 것이라는 응답이 거의 절반(46%)에 달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벌인 전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 여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에너지 무기화 시도도 유럽의 결의와 단결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쟁 야욕을 꺾지 않을 것이고 조만간 평화협정이 도출될 가능성도 작다.


3│유럽 경제 전망

유럽 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치솟았던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겨울 날씨가 온화해 당초 우려했던 에너지 부족난으로 배급제와 공장 폐쇄 등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긴축 통화정책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짧고 가볍게 지나가리라는 재계 심리 덕분에 고용 시장이 견조한 양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경계를 풀 수 없는 상황이다.


4│미국 의회 부채한도 협상

미국 양당이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하지 못해 연방정부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당장은 사회보장기금과 연방정부 직원 월급 등의 지급이 불가능해지고, 일부 채권의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한다. 물론 미국 정부가 끝까지 부채를 상환하지 않을 가능성은 작지만, 그 과정에서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확산하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버리고 안전자산으로 도망가, 금융 시장이 작동을 멈추게 되고 결국 연준이 유동성을 투입해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싸우며 유동성을 회수하는 현재 행보와는 정반대 조치에 억지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면, 금융 시장은 국채 수익률 급등과 주가지수 하락 등 즉각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급격히 반락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며 금융 시장이 혼란의 도가니에 빠질 수도 있다.


5│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연준이 긴축으로 선회하기 전 장기간 저금리 환경이 지속된 탓에, 선진국, 신흥국을 막론하고, 또 정부, 기업, 가계를 막론하고 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카르멘 라인하트 전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채가 늘면 중앙은행이 필요한 수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중앙은행의 물가 통제 능력이 제한된다는 의미다. 라인하트는 “부채 우려에 중앙은행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독립성과 물가 통제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라며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6│체질 바뀐 고용 시장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변화한 것은 고용 시장이다. 경제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이 다시 복귀할 것인지, 각국 정부가 이민 제한을 완화할 것인지,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을 것인지, 근로자들이 원격 근무를 포기하고 사무실로 복귀할 것인지 등 중대한 불확실성이 여럿 남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이 어떠한 양상을 보이느냐에 따라 기업들의 인재 확보 여건이 달라지고, 연이어 채용 방식, 보상 제도, 생산성 증대를 위한 투자, 원격기술 또는 사무 공간에 대한 투자도 큰 변화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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