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Q&A] “이재원, 부진해도 쓰실 건가요” 팬들이 물었다, 염경엽 감독이 답했다
[스포티비뉴스=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현역 시절에는 그렇게 각광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일찍 새로운 꿈을 품을 수 있었다. 프런트로, 코치로 이리저리 뛰면서 야구단 주변을 두루 살폈다. 확고한 신념이 있었고, 숫자에도 밝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야구에 대한 철학과 이상도 있었다.
승승장구했다. 넥센을 이끌며 리그에서 가장 각광 받는 지도자 중 하나가 됐고, SK에서는 단장과 감독을 모두 거쳤다. 그러나 2020년 성적 부진에 개인 건강관리까지 실패하며 큰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염경엽(55) LG 감독이 짚는 원인은 간단했다. 그는 “내가 너무 쉽게 생각을 했다.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자만하고 있었던 것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KBO 기술위원장, 방송 해설위원 등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LG 지휘봉과 함께 KBO리그 현장에 컴백한 염 감독은 “20년 이상 달리다가 1년 고꾸라졌고, 2년을 쉬었다.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자만심이 있었기에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어려움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LG에 가장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나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고 했다.
그런 염 감독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초심을 되새기며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에서 열리고 있는 팀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있다. 겨우 내내 시즌 구상을 하고 고치며 시간을 보낸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타격도, 수비도, 투구도, 주루도 모두 공격적인 마운드를 갖자”고 독려 중이다. 그런 염 감독에게 팬들이 기자의 SNS와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팬들이 물었다. 염경염 감독이 답했다.
Q) 김대유 선수의 보상선수 이적으로 좌완 필승조 불펜 운영이 바뀔 텐데 어떻게 운영될 예정인가요? 진해수 선수의 경기 수가 다시 김대유 선수가 없던 시절처럼 늘어날까봐 걱정됩니다.
염경엽 감독 : 불펜은 이우찬 함덕주가 키를 쥐고 있는 것 같다. 승리조에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이 있다. 승리조 3명을 무리하지 않고 잘 쓰기 위해서는 뒤에서 받쳐주는 선수 3~4명이 중요하다. 사실 감독으로서는 성적을 내야 하니 승리조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데, 제2의 승리조가 형성되어야 풀시즌을 무리하지 않고 가고, 또 한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좌완 불펜진에서는 이우찬 함덕주가 얼마나 잘 받쳐주느냐가 관건이다.
Q) 상무에서 이상영 선수가 전역하는데 후반기 이상영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실지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이상영은 6월, 손주영은 7월을 예상하고 있는데 일단 둘 다 선발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풀시즌을 해보지 못한 선발들은 그때가 되면 지칠 수 있는 시점이 된다. 6~7월 사이가 쉬게 해줘야 할 타이밍이다. 그때 손주영 이상영이 들어와서 공백 잘 메워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야 선발들이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다. 김윤식이 아시안게임으로 빠지는 시나리오도 생각을 해야 한다. 손주영을 여기에 데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재활이라 한국에서 해도 충분히 한다. 하지만 그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재활을 시키기 위해 데려왔다.
Q) 올해 신인 중에 빛이 보이는 선수가 있을까요?
Q) 1군 캠프에 오지 않은 김범석 선수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요?
염경엽 감독 : 일단 박명근이 있다. 구위 외에도 멘탈이 좋다. 경기를 할 수 있는 멘탈인데 게임을 굉장히 잘 하더라. 어리지만 공격적으로 들이댈 줄도 알고, 타자와 승부할 줄도 안다.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한다.
김범석은 원래 캠프에 데려오려고 했는데 트레이닝파트에서 조금 빠른 것 같다는 보고를 했다. 조금 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조금 무리한 부분도 있어서 몸을 재정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상 회복도 하면서 기본기 훈련도 좀 하는 식이다. 앞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1년이 아니라 10년 이상을 해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안 좋았던 부분들을 좋게 만들고, 또 회복하고 체력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Q) 이재원이 부진하는 기간이 와도 계속 기용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이재원은 올 시즌에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한다고 해도 이재원의 미래와 LG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내가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선수를 키우는 데는 버텨주는 사람도 필요하다. 그 버텨주는 역할을 내가 할 생각이다. 현재 LG 선수 중 4번 타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장 뚜렷하게 가지고 있고 미래가치도 가지고 있다. 팬들께서도 그런 가치를 보시니까 관심이 높으실 것이라 생각한다.
LG의 4번 타자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번 타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병호(kt)처럼 3할4푼을 치면서 홈런도 많이 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은 해설을 할 때도 봤다. 그래서 입대를 미루자는 제의를 한 것이다. 그냥 군대를 가기보다는 레벨을 더 올려놓는 것이 이재원의 야구 인생에 더 좋지 않겠나. 타순은 일단 7~8번에 놓을 생각이다. 쉬운 상황을 만들어주고, 적응하면 하나하나씩 올려가는 수순을 생각 중이다.
Q) 문성주는 어떤 식으로 기용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문성주도 기회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시즌을 하다보면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나온다. 그 선수는 쉬는 게 본인 타율 관리나 팀에도 좋다. 그런 자리에 문성주를 많이 쓸 것이다.
Q) 밖에서 봤을 때 LG의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나요.
염경엽 감독 : 3~5선발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원투펀치가 많은 공을 던졌다. 그래서 이번 캠프 최고의 포인트는 3~5선발 안정화다. 김윤식 이민호가 시작하지만 본인들도 아직은 확신이 없을 것이고, 팬들이 보셨을 때도 잘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는 것이지 확신까지는 없으실 것이다. 풀타임을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민호 김윤식이 올해는 올 시즌 자리를 잡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5선발에는 김유영 임찬규 김대현 강효종 이지광 김영준 등을 보고 있다. 김유영은 좋은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커브도 있고, 슬라이더도 구종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가지고 있는 구종 자체를 볼 때 중간으로 활용하기에는 아깝다. 투구 메커니즘과 구종 모두 선발 유형이라고 본다. 투구 메커니즘 자체가 풀시즌을 뛰어도 부상이 잘 오지 않을 스타일이다. 이 선수들 중 하나가 로테이션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롱릴리프로 쓸 생각이다. 파워가 있는 타선이 있기 때문에 3점을 지고 있어도 홈런으로 금방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따라가서도 1점차를 지킬 수 있는 불펜을 쥐고 있다. 상대가 6~7점 앞서고 있어도 불안한 팀 컬러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롱릴리프도 좋아야 한다.
Q) 윤호솔 선수는 어떻게 보셨나요?
염경엽 감독 : 중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중간 투수로서 힘 있는 볼을 던진다. 잘 쓰면 지금보다 더 좋은 윤호솔이 될 수 있다. 우리 불펜은 다른 좋은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요소요소에 최대한 잘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쓰게 되면 더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우영이나 고우석이 아시안게임에 갔을 때를 생각해 그때 역할까지 생각하고 지명했다. 그런 상황을 어린 선수들보다 조금 더 경험했기 때문에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이우찬 함덕주 김진성 진해수가 있는데 윤호솔이 있으면 준비하는 뎁스는 더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Q) 송찬의-손호영 선수는 1군에서 어떻게 기용하실 건가요?
염경엽 감독 : 송찬의는 2루 연습을 많이 할 것이다. 상대 좌완이 나왔을 때 때로는 극단적으로 우리 타순에 6명의 우타자를 만들 수 있는 상황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해줘야 할 선수들이 이재원을 비롯, 손호영과 송찬의고 여기에 추가로 김민성이다.
송찬의도 중요하지만 손호영도 중요하다. 손호영이 준비되어 있으면 오지환이 지쳤을 때 개인 성적을 까먹으면서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 손호영도 좋은 타자다. 충분히 유격수로서 20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도 커야 하지만, 지금 당장 1군에서 싸울 준비가 된 선수들은 송찬의 이재원 손호영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하면 실패만 경험한다. 팬분들도 이런 점을 조금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세 선수는 웬만하면 1군에 데려가면서 기회 주고 풀시즌을 치르게 만들 것이다. 기회를 줬다 뺐다 하면 1년의 기회가 의미가 없다. 나태한 성향들이 아니기 때문에 기회를 준다.
Q) 서건창-함덕주 선수 캠프 모습이 궁금합니다
염경엽 감독 : 서건창은 과정들을 잘 하고 있다. 함덕주는 몸은 다 됐다. 표정도 많이 좋아졌다. 몸 컨디션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서건창 함덕주에 김민성까지 세 명이 살아나야 한다. 세 명이 다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달부터 너무 잘 준비를 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캠프에서의 모습이 감독으로 봤을 때는 희망적이다.
Q) 외국인 타자 딘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염경엽 감독 : 움직이는 것을 봤을 때 수비 쪽은 괜찮을 것 같다. 타격은 좀 지켜봐야 한다. 보완해야 할 점들을 지켜보고 채워가면서 적응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 딘에게나 팀에나 4월이 굉장히 중요하다. 시작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거기에 1년 성적이 달려있다. 우리 팀 문화가 외국인 타자에 실패를 많이 했기 때문에 더 데미지를 쉽게 받을 수 있는 까닭이다. 첫 달에 초점을 맞추고 조언을 해서 시작을 할 생각이다.
Q) 우승도 중요하지만 우승 사이클 연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병행할 생각이신지?
염경엽 감독 : 감독 입장이니 아무래도 현실적인 것을 먼저 볼 수밖에 없다. 특별한 것을 준비한다기보다는 기존의 선수들이 자신의 성적을 지켜야 한다. 문보경 문성주가 잘했으면 작년보다 조금 더 나은 시즌을 해야 한다. 박해민이나 모든 주전들이 작년에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한 단계 더 올라가야지 우리가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다. 어린 선수들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수들이 한 단계 올라가는 것도 중요한 캠프다. 그게 되면 육성과 시너지 효과가 되고 이 선수들이 기둥이 되어줄 것이다.
캠프에 와 있는 선수들이 올해 1군에서 쓸 선수들이다. 2군에 있는 선수들은 홈경기에 3일씩 메이저투어를 해 동기부여를 만들겠다. 1군 감독, 코칭스태프가 관심을 가져주겠다. “내년부터는 캠프에 갈 수 있도록 2군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준비가 됐을 때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 시켜주겠다. 싸워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목표의식을 메이저 투어를 통해 정확하게 심어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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