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버티기 영업’ 스카이72 골프장 등록 취소 결정

취소 결정하고 스카이72에 사전 통지키로
인천시 “인천공항과 스카이72가 합의하면
‘등록 취소’ 대신 ‘등록 변경’도 가능하다”

2020년 12월 31일 계약기간 종료 후에도 2년 넘게 ‘버티기 영업’을 지속해온 스카이72 골프장에 대해 인천시가 골프장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

6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는 이날 스카이72 골프장에 대해 등록 취소를 결정하고 스카이72측에 등록 취소 사전 안내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스카이72측이 인천시의 사전 통지를 받고 이의를 신청하면 청문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최종 결정까지 40~5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72에 대한 골프장 등록이 취소되면 신규 등록을 위해 40~50일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러한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인천공항공사가 선정한 후속 골프장 사업자는 이르면 4~5월께 골프장 영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인천시는 골프장 등록 취소 사전 통지 기간 중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가 합의하면 ‘골프장 등록 취소 후 신규 등록’이 아닌 ‘골프장 변경 등록’으로 매듭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신규 등록’을 하려면 스카이72의 골프장 등록을 취소하고 인허가 성격의 골프장 사업계획 승인과 체육시설등록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신규 등록이 되기 전까지 골프장 운영은 불가능하다.

반면 ‘변경 등록’은 기존 골프장 등록을 변경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업계획승인 등 복잡한 행정절차 없이 사업자만 바꿔 골프장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스카이72측은 최근 인천시에 ‘신규 등록’이 아닌 ‘변경 등록’을 희망했다.

지난해 12월 1일 대법원이 스카이72측에 불법 점유하고 있는 골프장 토지 등 부동산을 인천공항공사에 반환하라고 판결하고, 전·현직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대상으로 제기됐던 후속 사업자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판단을 내리면서 더 이상 법적으로 버틸 명분이 없기 때문이란 분석부터 스카이72측이 후속 사업자에게 일종의 권리금 형태의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가급적 양측(인천공항공사, 스카이72)의 합의를 유도해 보겠다”면서 “실패하면 등록을 취소하고 신규 등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카이72는 지난 2005년부터 인천국제공항 5 활주로 건설 예정지인 인천 영종도의 인천공항공사 부지를 빌려 골프장을 운영해왔다.

인천공항과 스카이72 측은 2005년 계약 당시 계약 종료 시점을 ‘5 활주로를 건설하는 2020년 12월 31일’로 정했는데, 활주로 착공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분쟁이 벌어졌다.

공사 측은 후속 사업자를 선정하고, 계약 기간이 끝났다며 스카이72에 퇴거를 요구하고 잔디와 클럽하우스 등 시설 일체를 인계하라고 통보했다.

반면 스카이72는 계약만료가 ‘5 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한 합의 내용을 강조하며, 계약 연장 사안이라고 맞서며 2년 넘게 ‘버티기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갈등은 소송으로 비화해 지난해 12월 1일 대법원이 인천공항공사가 스카이72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소송 상고심에서 공사 측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스카이72 측이 골프장 토지 등 부동산을 인도하지 않아 지난달 법원의 강제 집행으로 인한 찬반 측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법원의 강제집행 때 스카이72와 계약을 맺은 임차인들이 반발하면서 스카이72 골프장의 바다코스 54홀(오션·레이크·클래식)만이 인천공항에 인도됐고, 하늘코스 18홀과 드림골프레인지 연습장은 강제집행이 연기돼 지금도 영업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 중구청은 소관 사안인 드림골프레인지 연습장에 대해 이번주나 다음주께 영업폐쇄명령을 사전 통지할 예정이다.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인천시가 대법원에서 반환 판결까지 난 골프장에 대해 등록 취소를 미뤄 민간투자사업의 취지를 훼손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