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사건, 뒷이야기] 생활고에 또… 수원서 50대 남성의 비극

한수진 기자 2023. 2. 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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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서 홀로 숨지는 사건 발생... 현관엔 7개월째 밀린 관리비
경매 안내서 등 우편물 ‘수북’... 제2의 수원 세모녀인가 ‘주목
6일 오전 수원특례시 권선구 호매실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집 우편함에 장기간 방치된 우편물이 쌓여 있다. 김은진기자

최근 고독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50대 남성이 자택에서 홀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6일 수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호매실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수개월째 관리비가 밀린 입주민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관리사무소 측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A씨가 주거지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혼자 거주 중이었으며 7개월째 관리비가 체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께 찾은 A씨의 집 현관문에는 우편물 발송을 알리는 빛바랜 안내서 3장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붙인 ‘관리비 미납에 따른 전류제한 조치 안내서’가 붙어있었다. 또한 우편함엔 경매 안내서, 경매 취하 안내서, 건강보험, 대출 상환 촉구 등 관련 우편물 17개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가장 오래된 우편물은 지난달 13일 배송된 보험 관련 우편물이었다. 

6일 오전 수원특례시 권선구 호매실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집 현관문에 관리비 미납 안내문와 우편물 발송 안내서가 붙어 있다. 김은진기자 

거주지 부동산 등기 사항 증명서를 열람해 본 결과, A씨는 지난해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그는 지난 2020년 5월20일 2억원 가량에 해당 집을 매매, 지난해 1월17일 1억2천만원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이후 수차례 은행 등에서 가압류 된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지난달 17일 해당 거주지가 권리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압류됐다. 다만 A씨는 기초수급대상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한동안 A씨가 외출하거나 다른 가족과 왕래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B씨는 “마지막으로 봤을 땐 깔끔한 인상에 무척 건강해 보였다”며 “하지만 그 이후 몇 달 전부터 갑작스럽게 보이지 않았고 집 안에서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관리비 미납 등과 관련해서는 개인정보라서 말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8월21일 수원특례시에서는 암과 희귀 난치병 등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세 모녀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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