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격노에 일정 ‘철회’…안철수의 선택은?

이재훈 입력 2023. 2. 6. 17:40 수정 2023. 2. 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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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이 6일 하루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안 의원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3·8 전당대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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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력투쟁]

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청년몰을 방문해 청년들과의 식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이 6일 하루 공개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안 의원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3·8 전당대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 의원은 이날 예정했던 서울 영등포구 독거노인 무료배식 봉사활동과 <한국방송>(KBS) ‘사사건건’ 대담 출연을 취소했다. 안 의원 쪽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상황 점검 및 정국 구상을 위해 오늘 하루 일정만 중단한 것이다. 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는 참석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윤 대통령의 직격에 내부 점검과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들은 이날도 안 의원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장제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안 후보가 윤 대통령과 측근을 갈라치기 하면서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을 먼저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 의원을 겨냥해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적었다. 안 의원이 2016년 세상을 떠난 신 교수를 조문하며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색깔론 공세를 취한 것이다. 이용 의원도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대선 후보 단일화 당시 “윤 대통령과 한 약속을 2번 정도 파기했다. 책임감이나 의무감이 없다”고 말했다.

‘반윤’인 친이준석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당 대표 후보에 나선 천하람 전남 순천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안 의원을 향해 “굉장히 기회적으로 간 보는 정치”, “새정치의 흔적만 남은 비윤 구태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 쪽은 전대 득표전략 수정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과는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를 부각하며 가까움을 부각하면서, 윤핵관에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윤핵관 분리 전략은 윤 대통령의 직공 탓에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됐다.

안 의원 쪽은 윤 대통령과는 직접 충돌하는 모습은 최대한 피하겠다는 태도다. 안 의원은 일정 취소 전에 응한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자신이 윤핵관 용어를 쓴 것에 관해 “(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할 줄 몰랐다. (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며 앞으로 윤핵관이라는 표현을 “안 쓸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자신의 강점인 미래와 과학을 주축으로 한 정책 홍보는 강화할 모양새다.

안 의원 쪽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용어나 표현을 두고 다투기보다는 정책 행보를 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당장 이번 주부터 과학기술과 안보 정책 관련 일정을 하나씩 잡아둔 상태”라고 말했다. 안 의원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표현이나 수위 조절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메시지와 정책 비전을 가다듬고 중심 잡기와 균형 잡기를 위해 숨을 고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달 가량 남은 전당대회 선거전에서 ‘친윤’과 ‘반윤’ 사이에서 ‘비윤’ 후보로서 당선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 과제가 안 의원 앞에 놓여진 셈이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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