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포럼] 참담한 반지성 저질정치에 국민은 절망한다
거듭된 비상식적 행보에
민초 실망과 분노 임계점
여야가 상식 이하 막장 저질정치 경쟁을 하는 듯하다.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가장 불신받는 집단에서 이젠 가장 혐오스러운 집단으로 악성 진화 중이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덫에 걸린 더불어민주당은 거의 구제불능 수준이다. '이재명 지키기'에 올인한 방탄당이 된 지 오래다. 결자해지해야 할 당대표가 "함께 싸우자" "지켜주면 지켜주겠다"며 당과 지지층을 사법리스크 수렁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는데도 속수무책이다.
법리 싸움에서 검찰에 밀리니 아예 장외로 뛰쳐나갔다. 나라를 두 쪽 낸 조국 수호 데자뷔다. 국민을 갈라쳐 국정을 혼란에 빠트리고, 죄를 덮으려는 불온한 시도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범죄자를 맹목적으로 비호했다가 그 후과로 정권을 잃었던 조국 사태에서 배운 게 하나도 없는 듯하다. 더군다나 법원은 집회 전날, 그들이 그렇게 지키려 했던 조국에게 "죄질이 불량하다"며 2년 실형을 때렸다. 이 정도면 정신이 바짝 들 만한데도 장외투쟁을 통해 성난 민심을 확인했다고 하고, 국민 심판까지 운운하는 건 후안무치하다.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지지층만 국민이고, 이들의 외골수 확증편향만 민심이라는 궤변에 다름 아니다. 압권은 "이재명은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 말라"는 말이다. 도대체 소설보다 논픽션에 가까워지고 있는 범죄 혐의에 대한 적법한 사법절차 진행과 민생이 무슨 상관이 있나. "대통령이 검찰 말고 용산으로 불러주면 민생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한 것도 황당무계하다. 죄를 덮어주면 민생에 협조하겠다는 대가성 거래를 제안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 말 대잔치가 한두 번이 아니니 그러려니 한다. 국익을 좇는 공당이 될 건지, 특정인 수호를 위한 사당(私黨)으로 전락할 건지 공멸 위기에 처한 민주당이 스스로에게 존재론적 질문을 던질 때다.
제1야당이 비정상이면 집권여당이라도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오십보백보다. 축제여야 할 당대표 경선은 아귀다툼이 됐다. 특정인에 대한 집단 린치가 거리낌이 없다. 이준석 전 대표야 워낙 내부 총질 해당행위를 많이 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고 치자.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대통령실 과잉 대응 자체는 문제지만 당대표 출마를 생각했다면 장관급 공직을 애초에 받지 말았어야 했다는 점에서 본인 책임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당권에 도전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집단 괴롭힘은 반지성적이다. 누가 뭐래도 안 후보는 이 정권 출범 1등 공신이다. 단일화가 없었다면 24만표 차 대선 승리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이게 엄연한 팩트인데도 이제 와서 "단일화 효과가 의문"이라며 시비를 거는 건 너무 저열하지 않나. 아무리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차이가 크다지만 정치 도의가 아니다. 철새 비난도 언어도단이다. 굳이 '새'로 비유한다면 정권 출범에 큰 기여를 했으니 '봉황' 아닌가. 대통령 멘토라는 사람은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까지 했다. 안 후보를 선택하지 말라는 노골적 겁박이다. 이런 토사구팽 이전투구판에 대통령까지 발을 담갔다. 아무리 윤핵관·윤안연대 발언이 불편했더라도 그렇다. 단일화 파트너였던 안 후보를 "국정운영 방해꾼", 심지어 "적"이라고 저격했다니 믿기 힘들 정도로 놀랍다. 명백한 내부 총질이자 선거 개입이다.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상식과 공정에도 배치된다. 전 정권의 불의와 비상식을 척결해 달라는 국민의 명령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다. 대통령이 특정인을 밀고 있다는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행동을 해서는 곤란하다.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되는 건 비난받을 일이고, 국민의힘이 대통령 사당화되는 건 괜찮냐는 비판이 나와서야 되겠나.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게 내로남불 위선이라는 걸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당무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고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 당원들의 판단을 믿으면 될 일이다. 무신불립이라고 했다. 더 이상 장삼이사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박봉권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진짜 로또’ 당첨된 16건…한 곳에서 한꺼번에 쏟아졌다 - 매일경제
- “재작년 꼭지에 집 산 제 자신 용서할 수 없네요”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표값 못 냅니다”…아이 항공권 돈 내라는 말에 버리고 간 부부 - 매일경제
- “여보 설마했는데”…연 6%대 중도금 대출 통보에 비명 - 매일경제
- “유명셰프 믿고 산 갈비, 비계 많아 못 먹을 지경”...홈쇼핑 LA갈비에 부글부글 - 매일경제
- 얼굴 공개 조민 “표창장으로 의사될 순 없어…의사 자질 충분하다더라” - 매일경제
- “안녕하세요 조민입니다” 인스타 개설 조민…팔로워 보니 - 매일경제
- ‘제2의 판교’ 마곡 대장주 17.5억→10.6억 하락 비밀은? - 매일경제
- “주가 지지부진하네, 팔자”...23만 동학개미 삼성전자 떠났다 - 매일경제
- 송은범 계약 협상 다시 원점? LG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