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안 밀어붙이는 민주당…대통령실 "뭐가 법률 위반인가"
더불어민주당ㆍ정의당ㆍ기본소득당 등 야3당이 6일 이태원 참사 책임을 이유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공동발의했다.
야3당은 이날 오후 소속 의원 176인(민주당 169, 정의당 6, 기본소득당 1) 명의로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탄핵안에는 이 장관이 ▶다중밀집 인파 사고 예방, 대형재난상황 대비를 위한 시스템 구축ㆍ운영을 하지 않았고 ▶참사 발생 이후 행안부 장관으로서 부여된 임무를 제때,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고 ▶부적절한 언사를 반복해 고위공직자에게 기대되는 최소한의 품위마저 저버렸다는 주장이 담겼다.
탄핵안은 이날 오후 정치ㆍ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 곧바로 보고됐다. 국회법상 국무위원 탄핵안은 보고 24시간 뒤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민주당은 앞서 오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탄핵소추안을 당론 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2일 열린 의총에서는 일부 의원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해 당론 채택이 무산됐으나, 주말 사이 당 지도부가 온·오프라인으로 실시한 여론 수렴 과정에서 압도적 다수가 당론 채택에 동의했다고 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도, 경찰 수사 발표도 끝난 상황에서 이 장관이 책임질 일만 남았지만 대통령과 검찰, 정부ㆍ여당은 이 장관을 치외법권,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는 듯하다”며 “헌법이 입법부에 부여한 권한과 국회법 절차에 따라 이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다수당인 민주당이 해야 할 책무”라고 했다.
민주당 등은 8일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재 결정 전까지 이 장관의 직무가 정지된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후 헌재 결정까지 63일간 직무가 정지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92일간 직무가 정지됐다.
검사 역할인 탄핵 소추위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이 맡는데, 현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다. 야권에선 “김 위원장이 소추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앞서 민주당(최기상 의원)은 법사위원장이 아니라 탄핵안을 발의한 의원이 소추위원을 맡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 단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재가 소추위원 주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필요하면 자료를 내라고 하거나 의견을 듣는 ‘직권 탐지’를 했는데, 그럴 경우 저희가 적극 응하면 된다”며 “저희가 아니라도 이태원 참사 유족분들이 절차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 탄핵안에 대해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고 반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당론으로 탄핵을 추진하는 목적은 이재명 방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여서 숱한 실수를 하고 정권까지 넘겨주고도 아직 뭐가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만약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면 민주당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런 식의 탄핵이 추진된다면 헌정사에서 굉장히 아픈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많은 절차가 남아있어서 대통령실에서 관련한 입장을 내는 게 적절하지 않다”라면서도 “국무위원 탄핵은 헌법과 법률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 있을 때 하는 건데 이 장관이 어떤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나”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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