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안심전세앱…중개사 "그런 게 있나요"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2.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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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앱 사용 임차계약 해보니
지난 2일 HUG 출시했지만
현장선 아직 출시 여부 몰라
집주인에 '앱 설치' 요청후
개인정보제공 동의해줘야
악성임대인 확인할 수 있어
지난 4일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김유신 매일경제 기자(왼쪽)가 임대차 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개업소 관계자와 안심전세 앱을 사용하는 모습. <김유신 기자>

"안심전세앱이요? 그런 게 출시됐나요?"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한 부동산. 기자는 기존에 살던 아파트 전세 만기가 다가와 새집의 전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부동산을 찾았다. 전세 계약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근 '빌라왕 사태'로 전세 리스크와 관련한 경각심이 높아진 터라 계약 과정에서 긴장감이 맴돌았다. 기자는 정부가 지난 2일 출시한 안심전세 앱을 사용해 전세 계약의 안전성을 확인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안심전세 앱의 가장 큰 특징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보증금 사고 이력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를 실제로 이용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계약 당사자가 도착하기 전 부동산에 안심전세 앱 사용 협조를 구했지만 "안심전세 앱이란 것이 있느냐"며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임대인에게 앱을 통해 정보 조회를 요청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임대차 계약의 특성상 대출과 관련해 임대인의 협조를 구해야 하고, 또 거주 기간 동안 집 사용과 관련해 임대인의 양해를 구해야 할 사항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인 측에 '안심전세 앱을 휴대폰에 설치해 본인이 악성 임대인인지 여부를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기는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기자가 임차할 주택의 집주인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부득이하게 자녀가 대리인 자격으로 계약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집주인의 본인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해 임대인 정보조회를 포기한 채 계약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 방지를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안심전세 앱을 출시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안심전세 앱을 통해 임차 주택의 시세조회를 한 건수는 약 7만건에 달했다. 지난 2일 앱이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1만7000건의 시세 조회가 이뤄지는 셈이다.

안심전세 앱에 대한 관심은 뜨겁지만 개선해야 할 사항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특히 임대차 계약 과정상 '을'의 입장이 되기 쉬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안심전세 앱 설치를 요구한 뒤 악성임대인 여부를 확인받기는 쉽지 않다. 안심전세 앱 '1.0 버전'에서는 집주인이 직접 앱을 설치한 뒤 스스로 본인 인증을 거쳐 휴대폰 화면상으로 임차인에게 정보를 확인시켜 줘야 한다. 기자가 직접 경험했듯이 대리인이 계약하는 경우엔 집주인 정보를 제공받기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오는 7월 '2.0' 버전을 출시해 임차인이 정보 조회 권한을 요청하면 '푸시' 형태로 임대인이 '동의' 버튼을 클릭해 임차인이 조회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임대인이 앱을 설치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한계를 지닌다.

'자가 진단'과 관련해서도 아쉬운 점이 발견됐다. 기자가 계약을 체결하려는 주택은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로 안심전세 앱을 통한 시세조회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도권의 다세대·연립주택, 50가구 미만 소형 아파트 등의 시세 정보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올해 7월 버전을 업그레이드해 주거용 오피스텔과 지방 광역시 주택의 시세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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