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출발 직전 문 닫은 여행사…수백 명 ‘발 동동’
[앵커]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해외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요즘 많습니다.
그런데 한 중견 여행 업체가 예약된 상품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환불도 제대로 해주지 않아 계약자들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음 달 초 보라카이로 떠날 예정이었던 A 씨.
결혼 3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가족 여행이지만, 문자 한 통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A 씨/'투어2000' 피해자/음성변조 : "(1월) 31일 날 6시 넘어서 문자가 온 거예요. '사정으로 인해 모든 여행 상품은 행사 진행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일괄 취소 처리 진행될 예정입니다.'"]
난데없이 '영업 중단'을 통보하더니 그 이후로 고객센터는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A 씨/'투어2000' 피해자/음성변조 : "너무 배신감이에요. 그래도 중견 여행사라고 그래서 저는 믿고 여태껏 거래했던 거거든요."]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영업을 중단한 여행사 사무실 앞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무실 불은 모두 꺼진 채 인기척이 없고, 문도 잠겨 있습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고객은 카드사를 통해 결제취소 처리를 하면 된다지만, 문제는 현금 구매자들입니다.
현금 계약 피해자들이 모인 대화방은 개설한 지 일주일도 안 돼 200명 넘게 모였습니다.
이들은, 홈페이지 예약 당시 여행사 측에서 계좌번호를 안내하며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고 주장합니다.
[오정숙/'투어2000' 피해자 : "우리는 나이가 많아서 카드 결제 같은 걸 못하니까…. 이게 사실인가 거짓말인가 믿어지지가 않더라고요."]
계약자들의 피해 금액은, 적게는 몇 십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대에 이릅니다.
폐업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보험 공제액이 지급되긴 하지만 실제 피해 액수에 비해선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집단 소송까지도 준비 중입니다.
업체 대표는 "자금이 조달되는 대로 환불 조치를 할 것이며, 폐업하지 않고 한두 달 안에 해결하겠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행사 홈페이지도 그대로 열어뒀는데, 영업 중단에 대한 안내 없이, 여행 상품 목록을 여전히 띄워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최석규/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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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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