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가장 많이 먹는 '국민 채소'…건강하게 먹는 4가지 방법

정심교 기자 2023. 2. 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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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 중국의 만리장성… 이 둘의 공통점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꼽히는 것 외에 하나 더 있다. 바로 건축에 투입된 많은 일꾼이 장기간 고온의 야외 작업에서도 '마늘'을 먹으며 견뎠다는 사실이다. 마늘이 일종의 스태미나 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뭐니 뭐니 해도 마늘은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빠질 수 없는 식재료다. 전 세계에서 국민 1인당 마늘을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 나라가 한국이란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마늘을 어떻게 조리해 먹느냐에 따라 마늘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국민 채소' 마늘을 좀 더 건강하게 먹는 법 네 가지를 알아본다.

1 날것 먹을 땐 생마늘 씹어먹기
마늘의 대표적인 유익 성분은 '알리신'이다. 마늘이 외부로부터 손상당할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물질이 알리신이다. 마늘 껍질 안쪽에 '알린'이라는 유황 성분이 있는데, 마늘을 썰거나 으깨는 등 마늘에 물리적 힘이 가해지면 알린이 알리신으로 바뀐다. 따라서 알리신의 효능을 극대화하려면 마늘을 통째로 먹지 말고 빻거나 썰어서 먹어야 한다. 알리신은 마늘을 씹었을 때 코끝까지 찡하게 하는 매운맛의 주인공이다. 강력한 살균력과 항바이러스 효과를 내며 항염 효과를 발휘한다.

생선회·육회 같은 날음식과 함께 먹으면 날음식 표면에 묻어있을 수 있는 각종 미생물을 죽여 식중독·전염병 위험을 낮춘다. 실제로 서구에선 예로부터 전염병이 떠돌 때 마늘즙을 먹었다. 익히지 않은 어육류를 먹을 때 마늘을 조리하지 않은 생마늘을 곁들이는 게 효과적이다. 단, 생마늘은 위에 자극을 줘 속쓰림, 위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빈속에 생마늘을 먹는 건 피해야 한다. 고기 한 점, 밥 한 숟갈 정도는 먹고 난 후 생마늘을 먹도록 한다. 생마늘을 먹기 부담스럽다면 마늘을 식초 물에 담가 초절임으로 해 먹으면 좋은 방법이다.

2 익힐 땐 통마늘 X 빻거나 썰기 O
마늘을 익히거나 굽는 등 마늘에 열을 가하면 알리신은 파괴된다. 그 대신 '아조엔'과 'S-알리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이 풍부해진다. 아조엔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물질로, 체내에서 강력한 항혈전 효과를 발휘하며 혈류를 개선한다. 아조엔은 신진대사를 도와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한다. 또 S-알리시스테인은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 몸애서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쪼갠 마늘에 불을 가하는 조리를 하면 이 두 물질을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볶은 마늘과 궁합 좋은 식품으로는 올리브유·토마토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식품 속 강력한 항산화 물질을 덤으로 얻을 수 있어서다. 마늘을 올리브유에 볶아 나물을 데쳐 먹거나, 올리브유에 볶은 마늘에 토마토를 섞어 조리하는 식이다.

3 껍질 버리지 말고 우려먹기
흔히 마늘로 요리할 때 마늘 껍질부터 버린다. 그런데 마늘 껍질엔 알맹이보다 폴리페놀이 7배나 많다. 폴리페놀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항염·항암 기능이 뛰어나다. 마늘 껍질의 항암 효과는 국내 연구에서 입증됐다. 대구한의대 바이오산업융합학부 손대열 교수팀은 마늘 껍질 추출물이 암세포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폐암 세포는 마늘 껍질 추출물의 농도가 500㎍/㎖일 때 생존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200㎍/㎖의 농도에선 유방암 세포의 78%, 대장암 세포의 15%가 증식을 멈췄다. 단, 마늘 껍질은 알맹이보다 식이섬유가 네 배나 많아 식감이 질기다. 마늘 껍질을 그대로 먹기보단 차·소스로 활용하면 식감의 불편감을 극복할 수 있다. 소화 장애가 있거나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 위암 환자는 마늘 껍질을 우려 차(茶)로 마시는 방법이 권장된다. 수분을 말린 마늘 껍질을 그대로 또는 가루를 내 물과 함께 끓이면 마늘 껍질 차로 마실 수 있다. 마늘 껍질 차에 씨겨자·식초·설탕·올리브유와 삶은 마늘을 넣고 블렌더에 갈면 자극적이지 않은 스테이크용 소스가 완성된다.

4 굽기보다는 삶아서 먹기
마늘을 어떻게 익혀 먹을지 고민이라면 삶아서 먹자. 마늘의 강력한 항암 물질인 S-알리시스테인이 마늘을 구울 때보다 삶을 때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 황인국 연구팀은 생마늘의 조리방법에 따라 S-알리시스테인 함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다. 연구팀은 생마늘 100g을 ▶끓는 물(100도)에 1분·3분·5분간 데치고 ▶끓는 물(100도)에 15분·30분·60분간 삶고 ▶전자레인지(700w)로 1분·2분·3분간 익힌 후 S-알리시스테인 함량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S-알리시스테인은 마늘을 끓는 물에 60분간 삶았을 때 9.16㎎/g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생마늘(2.77㎎/g)의 4배에 달했다. 그다음으로는 30분 삶거나(4.92㎎/g), 15분 삶았을 때(3.5㎎/g)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데치고 전자렌지로 돌렸을 땐 S-알리시스테인 성분이 줄거나 거의 변화가 없었다.

도움말=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허정연 가천대 길병원 영양실장, 조은유 강동경희대병원 운영팀 영양파트 임상영양사, 농림축산식품부 '우리농산물 건강보감 마늘 편'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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