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치료제로 날던 제약사들, 줄줄이 매출 뒷걸음질

김양혁 기자 입력 2023. 2. 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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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 작년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매출 57억달러
“올해 10억달러 전망”…전년대비 5분의 1 토막
화이자, 올해 코로나19 의약품 매출 62% 급감
J&J 작년부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 종료
제약사들 “확보한 자금으로 R&D 투자”
서울의 한 약국에서 판매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호황을 누린 글로벌 제약사들의 올해 매출이 줄줄이 뒷걸음질을 예고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완화 추세가 뚜렷해지며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이들 제약사는 코로나19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머크(MSD)는 지난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매출을 약 57억달러로 집계했다.

라게브리오는 지난 2021년 11월 영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조건부 승인한 먹는 약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 침투를 막는 역할을 한다면 치료제는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를 퇴치한다. 라게브리오는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몸속에서 복제되는 것을 막는다.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RNA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라게브리오가 대신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원리다.

라게브리오는 지난해 1분기 32억4700만달러로 분기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2분기(11억7700만달러)와 3분기(4억3600만달러) 하향세를 보이다가 4분기 8억2500만달러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MSD는 최근 발표에서 올해 라게브리오 매출이 5분의 1 토막 난 1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초 약 투여 시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년간 ‘반짝’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지난해 기준 라게브리오는 MSD의 연간 매출 약 593억달러 중 약 10%를 차지했다.

미국 머크(MSD)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머크(MSD)

라게브리오와 함께 세계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을 잡고 있는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역시 올해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화이자는 지난 1월 31일(현지시각) 실적 발표에서 올해 백신과 치료제 등 코로나19 의약품 매출이 215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전년(약 567억달러)과 비교해 62% 급감한 금액이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각각 378억600만달러, 189억3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초창기부터 백신을 공급했던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은 일찌감치 백신 생산 축소에 나서기도 했다. J&J의 자회사 얀센은 지난 2021년 2월 FDA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승인받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J&J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맡겼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와 연이어 계약을 종료했다.

비관적 전망과 달리, 글로벌 제약사들은 코로나19로 쌓은 막대한 자금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데이비스 MS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는 세계 환자들에 MSD의 의약품과 백신이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예외적인 한 해”라면서 “우리의 과학 주도 전략은 향후 10년 동안 환자와 주주를 위한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앨버트 불라 CEO 역시 “업계 최대 규모의 R&D 예산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위치에서 행동해야 하는 변곡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약국에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가 놓여 있다. /뉴스1

한편 이달 중 지난해 4분기와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는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은 약 184억달러로, 올해 매출은 최소 50억달러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전문지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2021년 기준 연간 매출 37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중 백신은 39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는 16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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