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사우디의 2030엑스포 유치 자신감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3. 2. 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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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 놓고 부산과 경쟁
막대한 오일머니 파워 앞세워
다보스서 대형 전시관 만들고
전세계 언론인 모아 열띤 홍보
韓도 휴먼파워에만 의존 말고
더 다채로운 유치전략 세워야

"사우디아라비아의 2030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를 완전히 확신합니다(absolutely confident)."

지난달 세계경제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만난 파드 알라시드 리야드시 왕립위원회 최고경영자(CEO)의 일성이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2030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괄 책임자다. 2030엑스포를 두고 부산과 경쟁 중인 리야드의 전략을 소개한다.

기자는 2030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공식 결정될 예정인데 어떻게 벌써 그토록 자신하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알라시드 CEO는 "정부와 민간이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 엑스포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이미 많은 파트너(국가)들이 리야드를 지지키로 했다"고 답했다.

마치 "우리가 이 정도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했으면 될 수밖에 없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막대한 오일머니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알라시드 CEO의 말에는 자신감 외 치밀하게 짜인 국가적 계획성도 묻어났다. 그는 "엑스포가 열릴 2030년은 '사우디 비전 2030'의 해이며 엑스포가 바로 이 비전의 업적을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다각화하는 초대형 개혁 프로젝트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이다.

실제 다보스에서 사우디가 보인 2030엑스포 유치 활동은 규모에서 돋보였다. 사우디는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메인거리(프롬나드가)에 각각 약 330㎡(100평) 규모의 대형 전시관 2곳을 설치하고 홍보전에 열을 올렸다. 하나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일환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곳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초대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식사와 다과가 제공되는 라운지였다.

다보스 메인거리에선 IBM, 메타,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등 정부까지 나서 전시관을 운영하며 글로벌 홍보전에 나서지만 사우디처럼 2곳이나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전시관은 없었다.

다보스에서 사우디는 언론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알라시드 CEO는 세계경제포럼 미디어리더들을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였다. 미디어리더는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초청하는 약 200명의 전 세계 주요 언론사 기자다. 그는 이 자리에서 리야드가 중동의 보수 도시가 아닌 메트로폴리탄이며 리야드 엑스포의 주제 역시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라고 소개했다.

반면 우리는 다보스에서 '코리아 나이트(한국의 밤)'를 열고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최고위급 전략으로 흥행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리야드는 다보스에서 보인 엑스포 유치 활동과 자신감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은 상대임엔 틀림없다. 더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유치 활동을 기대해본다.

[윤원섭 뉴욕 특파원 yw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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