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일상서 에너지 아끼면 2050 탄소중립 가능"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2.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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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한국남부발전 사장 이화여대서
한국, 전력 자급 못하는데
세계 에너지 위기에 무감각
전력생산비 치솟아 한전 적자
에너지 가격 원가주의 도입을
에너지 패러다임 수소로 이동
남부발전이 전환 앞장설 것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산에서 땔감을 구하는 등 현대 사회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발전설비 용량 1만1215㎿, 국내 전력 생산의 9.6%를 담당하며 약 400만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는 한국남부발전의 이승우 사장이 최근 이화여대에서 진행된 매경CEO 특강에서 에너지 위기와 관련해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이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성균관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제27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품안전정책국장, 시스템산업정책관을 역임했고, 국가기술표준원장을 거쳐 2021년 4월부터 3년 임기의 남부발전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사장은 "에너지 위기가 대한민국에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고 있다"며 "유럽 국민이 느끼고 있는 위기와는 너무 큰 온도 차가 느껴질 정도로 우리가 무감각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1월 킬로와트시(kwh)당 70원에 불과했던 전력도매가격(SMP)이 최근 250원을 넘었다"며 "한국에서도 전력생산 비가 급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다른 나라와 송전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 전력을 자급자족해야 하는 '에너지 섬'이다.

이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이 안돼) 받지 못한 돈을 채우기 위해 한국전력이 결국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는데, 지난해 11월 기준으로만 23조원이 넘었다"며 "회사채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한전이 끌어가다 보니 전기요금 문제를 넘어 다른 기업들의 자금줄마저 끊기는 나비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으로 전력생산비가 급등해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이 올랐지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그에 맞춰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한전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0조원 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장은 "우리가 값싸게 쓰고 있는 전기는 제값을 지불하지 않으면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에너지 요금 같은 경우는 원가주의에 입각한 가격 체계를 하루속히 도입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사장은 탄소중립과 기후대응의 필요성, 그 실천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가정에서 생활하며 냉난방 온도 조절은 물론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면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마련하는 큰 줄기에 맞춰 국민이 일상에서 에너지 절약과 수요 관리를 병행한다면 2050 탄소중립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부발전은 탄소중립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위해 발전 부문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시장형 공기업이다. 정부는 현재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발전기 60기 중 2030년까지 30기를, 2050년까지 남은 30기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일부를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남부발전은 이에 부응해 경상남도 하동군에 위치한 화력발전소의 발전기 8기 중 6기를 2031년까지 폐지하고 LNG 발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하동발전소의 7·8호기와 삼척발전소 등에 남아 있는 석탄발전기의 발전 방식도 암모니아 혼소발전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인 기후변화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세계는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이동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탄소 제로에 가장 가까운 청정에너지인 수소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남부발전은 대한민국이 수소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퍼스트 무버'(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로서 제주특별자치도청과 협력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12.5㎿급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남부발전은 기기별 특성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 설비 배치를 통해 2025년부터 연간 약 1200t 규모 그린수소를 생산해 수소전소발전과 혼소발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특강 말미에 "남부발전은 미래 인적 자원 확충을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기 생산을 멈출 수 없다는 자세로 '위 캔트 스톱(we can't stop)'을 강조하고 있다"고 남부발전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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