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주 책임 뺀 표준운임제…화물운임 강제 없는 ‘선진국 체제’ 따라간다
“프랑스·일본, 강제성 없는 참고 운임제지만 처벌 없어”
화물차주 휴식 시간, 정부가 관리…과적 제재도 강화
“선진국보다 운전 시간 짧아, 시간 상한선 대신 휴식 의무 강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의 쟁점으로 떠올랐던 안전운임제 대신 화주 처벌조항을 뺀 ‘표준운임제’가 도입된다. 화물차 기사에게 주는 운임은 강제하지만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에는 강제성을 두지 않는다. ‘화물차 번호판 장사’라고 비판받아온 지입 전문회사는 시장에서 퇴출한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운임제를 화주에 대한 강제성이 없는 표준운임제로 개편한 데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화주를 강제 처벌 규정으로 제약하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화물 운임을 강제하지 않는 ‘선진국 체제’로 운임제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화물차 사고로 보행자나 도로 위의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를 막기 위한 교통안전 개선책도 마련됐다. 판스프링 등 적재 도구가 이탈하지 않도록 의무화하고, 낙하사고 처벌도 강화한다. 2시간을 운전하면 15분을 휴식하도록 운행기록계(DTG)를 활용한 교통안전 모니터링도 시작한다.

◇ 선진국은 화물운임 강제 없다…일부 주 단위서만 규제
국토부는 국민의힘과 6일 당정 협의를 열고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 안전운임제가 화주까지 운임계약을 규율해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유발하자 이를 대체할 표준운임제를 도입한다. 화주-운수사의 계약은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인 화주의 운임 지급 의무 및 처벌 규정을 삭제한다. 대신 운수사와 차주 간 운임계약은 강제해 차주의 수익을 보전한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를 화주에 대한 강제성이 없는 표준운임제로 개편한 데 대해 OECD 국가 중 정부 차원에서 화물운임을 강제하는 사례가 없다고 설명한다. 호주나 캐나다의 경우 운수사와 개인차주를 규율 대상으로 정하는 반면 기존의 안전운임제는 화주까지 처벌 대상으로 확대했다.
캐나다 밴쿠버항이나 호주 NSW주 등 일부 주 단위에서만 차주 최저 운송료를 규정하고, 브라질은 수익을 제외한 운수사나 차주에만 최저 운송원가만 규정해뒀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와 일본은 강제성이 없는 참고 운임제 형태로 운영하지만, 처벌 규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행 지입제를 개선하기 위해 운송 기능이 없는 ‘무늬만 운송사’ 지입 전문 회사를 퇴출한다. 운송사로부터 일감을 받지 못한 운전기사에게는 개인 운송 사업자 허가를 내준다. 일감을 주지 않은 운송사엔 감차 처분을 내린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화물차 번호판만 관리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챙기는 무늬만 운송사들을 퇴출시킬 것”이라며 “지난 60년 동안 손대지 못한 과제에 대한 개혁”이라고 설명했다.

◇ 안전도 강화…휴식 시간 체크하는 ‘DTG’ 자료 제출 의무
화물차 교통안전 강화를 위해 화물차주의 휴식 시간을 정부가 관리한다. 위험물 운송 차량과 노선버스 등에 적용되는 정기적 운행기록장치(DTG) 자료 제출을 대형 화물차에도 의무화한다. 이를 통해 화물차주의 휴식 시간인 2시간 운행 시 15분 휴식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한다.
휴식 시간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차주에게 과태료 50만원을 처분하고, 급가속·급정거 등 위험 운전자에 대해서는 안전 운전 컨설팅을 진행한다.
국토부는 선진국들에 비하면 우리나라 화물차주의 근무 시간이 짧은 편이지만 안전을 위해 휴식 시간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어느 나라든 화물차주 여건은 열악한 편이지만, 물류 관점에서 지형이 긴 일본과 비교하자면 운전 시간 등이 비교적 짧고 실제 근무 시간은 12시간 내외”라면서 “선진국들은 운전 시간의 상한을 주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운전 시간이 그보다 짧아 DTG를 부착해 제출을 의무화하고 안전 운전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차 교통안전을 위해 화주나 운수사 책임도 강화한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판스프링 등 화물고정 장치에 대한 이탈 방지를 의무화한다. 차량을 불법 개조하는 경우 사업허가·자격 취소 근거와 함께 중대사고시 형사처벌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안전한 화물차 운행을 위한 기본사항이던 과적에 대한 제재는 기존 화물차주 위주의 책임에서 과적을 요구한 화주·운수사의 책임을 강화한다. 지난 2021년 과적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를 살펴보면 총 4만4400건 중 운전자에게 부과된 건이 4만3900건(98.6%)에 달했다. 운송사·화주의 책임은 600여건(1.4%)에 불과했다. 앞으로 화주·운수사 책임이 명확한 경우 차주 책임을 덜게 된다.
화물 운송시장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대부분 지자체에 위임돼 있어 일관적이고 통일된 집행에 어려움을 겪자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국토부 권한을 확대한다. 국토부 산하 국토관리청은 화물차 불법 개조, 밤샘 주차 등도 단속할 수 있도록 단속 범위를 확대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al:팁] 30억짜리 14억에?… 공매 나온 경리단길 고급 주상복합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공대에 미친 중국, 법대에 미친 미국... 초강대국 민낯 들여다보니” 댄
- [르포] “SNS 보고 왔어요”… 2030 여성 몰린 ‘쑥뜸방’ 가보니
- 중동 전쟁 확전 기류에… KGM·현대차 ‘사우디 드라이브’ 안갯속
- [Why] 이란 전쟁 중에도 두바이 부유층이 ‘귀국 경쟁’ 벌이는 이유
- [단독] 늦어지는 통합 대한항공 유니폼, 아시아나도 연말부터 ‘청자색 유니폼’ 입는다
- 제주 중문 삼성홈스테이, 10년 만에 분양가 7분의 1 토막 공매行
- 차단 없이 친구 게시물 피드서 숨긴다… 카카오톡 새 기능
- 현대차 놓친 성수… 삼표 79빌딩 개발로 ‘강북시대’ 재시동
- [인터뷰] “마진 0원, 중동 인맥 총동원”… 두바이 韓관광객 대피 도운 여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