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의 통큰 베팅… 차세대 치료제 `ADC 기술`에 1650억 투자

김진수 2023. 2. 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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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시나픽스와 도입 계약
항암제 신약 개발에 본격 도전장
종근당 본사. 종근당 제공.

종근당이 차세대 치료제 치료기술 확보를 위해 통큰 베팅을 했다.

네덜란드의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와 1650억원 규모의 ADC(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정밀 맞춤치료가 가능한 ADC 기반 항암제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종근당은 지난 3일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개발, 허가, 판매 마일스톤을 포함해 약 1억3200만달러(약 1650억원)로 상업화 이후 판매에 대한 단계별 로열티는 별도로 책정된다.

이번 계약으로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 기술 3종 '글리코커넥트'(GlycoConnect), '하이드라스페이스'(HydraSpace), '톡스SYN'(toxSYN)의 사용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쓰이는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선택적 억제제', 약효를 지속시키는 서방형 주사제 기술 '리퀴스탈'(Liquistal) 등 자체 개발 플랫폼에 ADC 기술을 더해 글로벌 혁신신약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ADC는 항체에 접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다. 암세포 등 특정 세포의 특정 단백질 혹은 수용체에만 결합한다.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아 유도탄에 비유되기도 하며, 암세포만 표적으로 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8조원에서 2026년 약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을 두고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불꽃 튀는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나픽스의 ADC 플랫폼 기술은 항체에 정확한 숫자의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접합시키는 위치특이적 결합방법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타 기술들은 항체 변형이 필요한 반면 시나픽스의 기술은 기존에 발굴한 항체를 변형없이 ADC로 적용할 수 있어 효능이 더 우수하면서 독성으로부터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종근당은 2019년부터 시나픽스와 ADC 관련 공동연구를 해 왔는데, 이번 계약에 따라 ADC 플랫폼 기술 3종의 사용권리를 확보함에 따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각오다. 종근당은 이미 생물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ADC 타깃 발굴 모델을 정립하고 다수의 추가 타깃을 선정한 상태로, ADC 기술 기반 차세대 항암제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간 연구개발비는 2019년 1380억원, 2020년 1497억원, 2021년 1635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총 1169억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뿐 아니라 플랫폼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현재 HDAC6 선택적 억제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 질환 치료제 'CKD-510'를 개발 중이다. 임상 1상 종료 후 2상이 진행 중인데, 연구를 통해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했다. HDAC6 활성 억제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HDAC6 선택적 억제제 플랫폼을 이용해 신경, 암, 면역질환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플랫폼 '리퀴스탈'은 단 한 번의 주사로 약효를 1주일 내지 수개월 동안 지속시키는 서방형 주사제 기술이다. 미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유일한 서방형 주사제 'PLGA'의 경우 제조가 어렵고, 동통 및 염증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리퀴스탈은 이를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술은 전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화합물, 펩타이드, 단백질 같은 다양한 형태의 약물에 적용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김영주(사진) 종근당 대표는 "소세포폐암 신약 '캄토벨'을 비롯해 항암 이중항체 'CKD-702' 등 다양한 항암제 개발을 통해 전문성과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번 시나픽스와의 계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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