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 계약 첫 해 고개 숙인 구자욱, 마캠까지 소화한 각오로 설욕 노린다
2023시즌 삼성에서 그 누구보다 이 악물고 뛸 선수를 꼽다면 단연 구자욱(30)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롯데 박세웅, NC 구창모 등 다년 계약에 도장을 찍은 사례가 종종 나왔다. 구자욱은 이들보다 더 앞서 다년 계약을 체결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구자욱은 지난해 2월 5년간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 등 최대 총액 120억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2022시즌을 마치고 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지만 구자욱은 이 계약으로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기로 했다.
당시만해도 SSG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 한유섬(5년 60억원) 등이 비FA로 다년계약을 했고 구자욱도 이들과 함께 다년 계약 선수들 계열에 이름을 올렸다. 계약 규모로만 보면 구자욱은 이들의 2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삼성의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구자욱의 다년 계약 후 첫 해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99경기에서 타율 0.293 5홈런 38타점에 그쳤다. 구자욱이 타율을 2할대에서 마친 건 2019년 0.267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1군 데뷔 시즌인 2015년 11홈런을 기록한 이후 2021시즌 22홈런까지 이어가던 두자릿수 홈런 행진도 뚝 끊겼다.
컨디션이 정상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전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5월 초에는 허리 염좌로 쉬었다. 급기야 6월 중순에는 왼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기를 그대로 마무리했다.
구자욱의 빈 자리는 컸다. 특히 구자욱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을 때 삼성은 11연패에 빠지며 창단 이후 최다 연패 기록을 갈아치웠다.
복귀 후에도 좋은 컨디션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7월 9경기에서 타율 0.300을 기록했다가 8월에는 21경기 타율 0.259로 다시 주춤했다. 9월부터 시즌을 마무리할 때까지 타율 0.336으로 팀의 후반기 상승세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삼성은 정규시즌 7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구자욱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구자욱은 시즌 후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MLB월드투어 참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던 그였지만 한국과 일본을 오가더라도 마무리캠프에서 다시 잘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월드투어는 취소가 됐지만 마무리캠프 훈련 강도가 셌다.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의 유니폼은 언제나 흙이 잔뜩 묻어있었다. 비시즌을 쉴틈 없이 보낸 구자욱은 2월부터 다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다음 시즌을 향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다년 계약 후 가져야할 책임감의 무게를 더 잘 알기에 구자욱은 새 시즌 자신의 활약을 바란다. 구자욱이 제 역할만해준다면 삼성은 다시 가을야구에 도전해볼 수 있다. “유난히 가을이 추웠다”던 구자욱이 다시 뜨거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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