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1년째 건물 짓고도 못 쓰는 '자갈치 아지매 시장'

차근호 2023. 2. 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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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명소인 자갈치시장 주변에 포진해 있는 노점상들을 양성화하기 위해 지자체가 현대식 건물을 만들었지만 1년째 활용조차 못 하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2월 자갈치시장 물양장 부지에 완공한 '자갈치 아지매 시장' 건물에 노점상인들을 입점시킬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건물을 비워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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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노점상 선정 문제 되자 건물 2단계 완공까지 활용 안 하기로
수산업계 "충분한 대비 시간 있어, 손 놓은 행정이 문제"
노점상과 자갈치 아지매 시장 사진 아래 노점상들을 수용하기 위해 부산시가 바로 뒤편에 만든 건물이 자갈치아지매 시장 건물이다. [차근호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명소인 자갈치시장 주변에 포진해 있는 노점상들을 양성화하기 위해 지자체가 현대식 건물을 만들었지만 1년째 활용조차 못 하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2월 자갈치시장 물양장 부지에 완공한 '자갈치 아지매 시장' 건물에 노점상인들을 입점시킬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건물을 비워두고 있다.

'자갈치 아지매 시장'은 건물면적 2천441㎡에 지상 3층 규모로, 시가 자갈치 수산 명소화 사업을 하며 133억원을 들여 만든 것이다.

도로와 항만 부지에 늘어선 노점상을 모두 입점시켜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수산물 취급 과정에서 우려되는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문제는 건물 규모로 때문에 발생했다.

2014년 부산시가 '자갈치 아지매 시장'을 만들려고 처음 계획할 때만 해도 확보할 수 있는 부지가 제한돼 350개 노점상 중 200개만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출발했다.

이후 건물 공사 과정에서 주변 수협 위판장이 옮겨가고 물양장 매립공사 등사 등도 완료되며 공간이 생기자 부산시는 2020년 4월 나머지 노점상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추가로 짓기로 계획을 세웠다.

2단계 건물 공사는 1천827㎡ 면적에 지상 3층짜리로, 1단계 건물 바로 옆에 지어지는 것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예산 102억원에 이어 현재는 부지도 확보된 상태로, 이날부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6월에 완공을 목표로 한다.

2단계 건물이 만들어질 공간 자갈치 아지매 시장 왼쪽, 노점상 뒤편 공터가 2단계 건물이 만들어질 부지이다. 2월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차근호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

문제는 1단계 사업은 완료돼 건물이 지어진 지 1년이 됐음에도 부산시와 노점상 상인회가 어떤 노점상을 우선 입점시킬지 협의가 되지 않아 건물을 비워두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격론 끝에 2단계 사업이 완공되는 내년 6월에 노점상을 한 번에 입주시키기로 해 1단계 건물은 앞으로도 1년 4개월간을 더 공실로 남아있을 방침이다.

비어있는 건물의 관리 비용은 매년 5천400여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당초 1단계 건물을 만들 때는 시설이 협소해도 노점상들이 교대로라도 입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면서 "하지만 1단계 건물을 만들던 중 추가 시설 건립 계획이 나오고 입점 업체 간 불공정 논란이 나오면서 결국 다 같이 입주하겠다는 것으로 의견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수산업계는 이런 일이 부산시 주먹구구 행정에서 비롯됐다며 비판한다.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노점상을 전부 수용할 수 없는 규모로 지어서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 의문스럽고, 이후 추가 시설이 만들어지며 입점 순서와 관련한 갈등이 예상됐음에도 왜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충분한 대비 시간이 있었음에도 결국 행정이 손을 놓고 있다가 일이 터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집회하는 신동아 시장 상인들 [차근호 기자. 재판매 및 DB금지]

이날부터 공사가 시작되는 2단계 건물과 관련해서 인근 '신동아시장' 상인들의 반발도 나온다.

2단계 건물이 만들어지면 신동아시장의 바다 조망을 모두 가리게 돼 해당 상인들이 부산시를 규탄하고 나섰다.

신동아시장 상인회는 이날 집회를 열고 "노점상만 살리고 시장 상인은 죽어도 되냐"면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몸부림으로 이날 집회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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