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대한 증오와 영화를 향한 사랑’…‘라라랜드’ 감독 5년만의 신작

최지선 기자 입력 2023. 2. 6. 14:16 수정 2023. 2. 6. 15: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필관(필수 관람)' 할 만한 작품이 개봉했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신예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5년 만에 가지고 돌아온 영화 '바빌론'이다.

영화는 향락에 찌들었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과 집념으로 가득했던 1920년대 할리우드의 명암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영화 후반부에는 할리우드 영화 주요 작품 장면들을 리드미컬하게 보여주는 낯선 시퀀스가 나오는데, 이 장면에 대해 셔젤 감독은 "프리 재즈같은 것"이라고 묘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바빌론’ 중 배우 지망생 넬리(마고 로비)와 심부름꾼 매니(디에고 칼바)가 파티에서 만나 춤을 추는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필관(필수 관람)’ 할 만한 작품이 개봉했다.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신예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5년 만에 가지고 돌아온 영화 ‘바빌론’이다. 영화는 향락에 찌들었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과 집념으로 가득했던 1920년대 할리우드의 명암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18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압박에도 화려한 음악 속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쟁쟁한 배우진이 펼치는 연기로 눈과 귀가 즐겁다.

영화는 192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화 저택에서 난잡한 파티가 열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술과 마약에 찌든 사람들은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를 있는 그대로 분출한다. 영화계에서 일하는 게 꿈인 멕시코인 매니(디에고 칼바)는 파티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다 당대 최고의 무성 영화배우 잭(브래드 피트)의 눈에 들어 촬영장 보조가 된다. 배우 지망생인 넬리(마고 로비) 역시 우연한 계기에 대타로 영화에 출연하게 되고,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영화 ‘바빌론’ 중 향락으로 가득한 1920년대 할리우드 파티장에서 배우 지망생 넬리(마고 로비)가 사람들에게 몸을 맡기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듬해 최초의 유성영화가 개봉하면서 세 사람의 위치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유성 영화에 적응하지 못한 잭은 점점 뒷방으로 밀려나고, 넬리 역시 유성 영화배우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도박에 손을 대며 추락한다. 매니는 기회를 잡아 감독 자리에 오르지만 곤경에 빠진 넬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잃을 위기에 처한다. 영화는 세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마법 같은 면과 추악한 면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할리우드에 대한 증오의 편지이자 영화를 향한 러브레터’라는 평가가 붙는 이유다.

‘바빌론’은 ‘위플래쉬’(2014년) ‘라라랜드’(2016년) ‘퍼스트맨’(2018년)으로 연달아 평단의 극찬을 받은 할리우드의 총아 셔젤 감독의 신작이다. 연출 뿐 아니라 영화 속 재즈가 귀를 사로잡는다. 셔젤의 하버드대 동문이자 전작들을 함께 작업한 저스틴 허위츠 음악감독의 작품이다. 영화 후반부에는 할리우드 영화 주요 작품 장면들을 리드미컬하게 보여주는 낯선 시퀀스가 나오는데, 이 장면에 대해 셔젤 감독은 “프리 재즈같은 것”이라고 묘사했다. 영화는 제80회 골든글로브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허위츠가 음악상을 수상했다.

영화 ‘바빌론’ 중 당대 최고의 배우인 잭(브래드 피트)이 파티에서 심부름꾼 매니(디에고 칼바)에게 술을 따라주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은퇴설’이 도는 브래드 피트가 인기를 잃어가는 배우 역을 맡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년)에서 할리 퀸 역을 맡았던 마고 로비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 같은 넬리 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매니 역의 디에고 칼바는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인으로, ‘바빌론’을 통해 할리우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