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챗GPT’ 폭발적 인기에도 CEO는 “홍보 트윗 삭제” 지시한 이유

정미하 기자 입력 2023. 2. 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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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말 공개된 후 5일 만에 이용자 100만 명, 두 달 만에 3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은 ‘챗GPT(chatGPT)’는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체 검색 엔진 ‘빙(bing)’에 챗GPT를 결합하겠다고 발표했고,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을 운영하는 구글은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 챗GPT 대항마를 이르면 수주 안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챗GPT에 과도한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최고경영진이 챗GPT 사용자를 홍보하는 트윗을 지울 것을 지시하는 등 챗GPT 성공으로 인해 인공지능(AI)에 가해질 정치권의 규제, 향후 내놓을 AI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의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챗GPT'. / 로이터=연합뉴스

3일 뉴욕타임스(NYT)는 “AI 경쟁을 부추긴 챗GPT의 인기는 회사 내부에서도 화제”라며 챗GPT의 탄생 비화와 오픈AI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NYT에 따르면 챗GPT는 최고경영진이 “챗봇을 빠르게 출시하라”고 지시한 지 13일 만에 세상에 나왔다. 지난해 11월 중순, 오픈AI 최고경영진은 2주 후 출시를 목표로 대중에서 무료로 제공할 챗봇을 출시할 것을 지시했다. 당시 최고경영진이 붙인 이름은 ‘챗 위드 GPT3.5(Chat with GPT-3.5)’.

당시 오픈AI 내부에선 혼란이 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픈AI는 1년 동안 에세이 작성, 코딩 문제 해결에 특화된 AI 모델인 ‘GPT-4′ 출시를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몇 달 동안 미세조정만 끝내면 GPT-4를 출시할 수 있는 시점에 새로운 챗봇을 선보이라는 지시는 혼란을 일으켰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2023년 초에 사용자가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몇 가지 챗봇과 함께 GPT-4를 출시하려고 했다”며 “오픈AI 최고경영진은 돌연 GPT-4 계획을 접고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오픈AI 최고경영진의 결정은 일부 경쟁 회사가 GPT-4 이전에 자체 AI 챗봇을 출시할 경우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NYT는 “이전 모델을 사용해 신속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서비스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수집하기 쉽다고 판단했다”며 “오픈AI는 2020년에 출시한 이전 언어 모델인 GPT-3의 강화된 버전을 사용하는 미공개 챗봇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13일 후에 챗GPT가 탄생했다.

사실 챗GPT가 출시되기 전 일부 오픈AI 직원은 챗GPT 성공에 회의적이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몇 달 전에 출시한 AI 챗봇인 ‘블렌더봇(BlenderBot)’은 실패했고, 메타의 AI 프로젝트인 ‘가락티카(Galactica)’는 단 3일 만에 중단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픈AI 직원은 매일매일 최첨단 AI 시스템에 노출된 상태였기에 2년 전에 개발한 AI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한 챗봇이 지루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챗GPT는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3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모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챗GPT는 가장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한 서비스 중 하나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1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때까지 약 1년이 걸렸다. 챗GPT 하루 방문자는 500만 명 이상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연합뉴스

챗GPT의 성공은 오픈AI 내부에서도 엄청난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시에 성공으로 인한 기회와 걱정이 일고 있다. 챗GPT는 처리 능력이 부족해 자주 중단되는 사태를 빚고 있다. 여기다 챗GPT 운영에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다. 오픈AI 최고경영자인 샘 알트만이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주당 수백만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용 마련을 위해 오픈AI는 ‘챗GPT 플러스’로 알려진 월 20달러의 구독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챗GPT 성공으로 오픈AI는 실리콘밸리 최강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오픈AI는 MS와 최근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MS는 자체 검색 엔진 ‘빙’에 챗GPT를 접목할 계획이다. 구글은 챗GPT를 따라잡기 위해 자체 AI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올트먼 오픈AI CEO는 챗GPT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규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중이다. 이에 직원들에게 챗GPT 성공을 자랑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전해진다. 오픈AI가 100만 명이 챗GPT에 가입했다고 발표한 지 며칠 뒤인 지난해 12월, 오픈AI 회장인 그레그 브록만은 트위터에 “사용자가 200만 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에 올트먼 CEO는 해당 트윗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챗GPT의 급속한 성장을 광고하는 것이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올트먼 CEO는 과거 인터뷰에서 “AI가 인류에게 가져다줄 혜택이 너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아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하는 AI 옹호자였으나, 챗GPT 성공 이후에는 “챗GPT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라”며 “지금 당장 중요한 일에 (챗GPT를) 의존하는 것은 실수”라고 경고하며 챗GPT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NYT는 오픈AI가 실리콘밸리 기준으로 봤을 때는 특이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오픈AI는 2015년 올트만 CEO 외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레이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설립자, 피터 틸 페이팔 공동 설립자 등이 ‘인류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목표로 설립한 비영리 AI 연구소로 출발했다. 오픈AI는 2019년 영리 자회사를 설립하고 MS와 10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뒤 직원 375명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NYT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최근 몇 주동안 애플, 구글 최고경영진을 만나는 등 실리콘밸리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오픈AI는 버즈피드와 계약을 체결하고 AI 생성 목록 및 퀴즈를 생성하는 기술을 만들었다. 오픈AI는 올해 안에 GPT-4 출시도 앞두고 있다. NYT는 “사람들이 강력한 AI 도구인 챗GPT에 적응한 상태라 GPT-4가 충격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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