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 “감세안 위험 보고 못 받아”…책임 회피에 영국 부글

정의길 2023. 2. 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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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영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감세안에 대한 위험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오스본 전 장관은 "트러스는 기존 경제 관료들 말을 일축했고, 재무부 사무차관을 해임했고, 잉글랜드은행(영국 중앙은행)이 쓸모가 없다고 그와 그의 재무장관은 모든 사람과 말씨름을 했고, 관련 부처에 자문하지 않았다"며 "그리고 나서는 이제는 돌아서서는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이는 그가 일부러 경청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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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전 영국 총리가 지난해 10월 25일 자신의 감세안이 불러온 경제위기로 사임을 발표하고 있을 때의 모습. AP 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영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감세안에 대한 위험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러스는 5일 <선데이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재무부 어떤 관리도 감세안이 초래할 위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6일 총리 취임 뒤 발표한 감세안이 연금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부채연계투자(LDI)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재무부의 어떤 관리들로부터도 경고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러스는 총리 취임 뒤인 지난해 9월23일 법인세 및 소득세 인하 등을 통해 연 450억파운드(67조원) 규모 감세를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미니 예산’을 발표했다. 미니 예산에는 감세로 인한 재정 구멍을 메울 대안이 제시되지 않아, 예산안 발표 뒤 영국 파운드화는 미국 달러화와 1대1 수준까지 떨어지는 역사적인 폭락을 기록했다. 트러스는 빗발치는 비난과 경제위기 속에 감세안을 되돌리고, 쿼지 콰텡 당시 재무장관을 경질하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비판은 그치지 않았고 트러스는 취임 45일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취임 50일만에 물러나 영국 사상 최단명 총리로 기록됐다.

트러스는 기고문에서 당시 사태의 책임을 영국 경제의 기득권층에게 돌렸다. 그는 “다우닝가(총리관저)에 들어올 때 나는 나의 임무가 존중되고 수용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내가 틀렸다”며 “나의 프로그램에 대한 체제의 저항을 예상했으나, 그 강도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나는 매우 강력한 경제 기득권층에 의해 내 정책들이 실행될 현실적 기회를 받지 못했고, 정치적 지원도 부족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트러스는 영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회의론이 “슬프게도 재무부에 만연했다”며 비관론이 변화를 막는 장애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찰스 리드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트러스의 감세안이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감세안 발표 하루 전에 콰텡 당시 재무장관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재무부도 이 보고서 접수를 인정했다.

내각의 한 소식통은 당시 콰텡 장관이 재무부의 사무차관인 톰 스콜라를 해임해 미니 예산을 준비하는 중 조언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콰텡 장관이 감세에 회의적인 전문 관료들을 해임해 감세안에 대한 견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은 규제 당국이 연금 펀드 문제가 트러스 몰락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오스본 전 장관은 “트러스는 기존 경제 관료들 말을 일축했고, 재무부 사무차관을 해임했고, 잉글랜드은행(영국 중앙은행)이 쓸모가 없다고 그와 그의 재무장관은 모든 사람과 말씨름을 했고, 관련 부처에 자문하지 않았다”며 “그리고 나서는 이제는 돌아서서는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이는 그가 일부러 경청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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