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히틀러·운석 맞은 교황…‘미술계 이단아’ 카텔란의 풍자 예술
[앵커]
황금으로 만든 변기, 전시장 벽에 테이프로 붙인 1억 4천만 원짜리 바나나.
내놓는 작품마다 격렬한 논쟁과 함께 화제를 모으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벽을 향해 가만히 무릎을 꿇은 사람.
누군가 했더니, 어딘가 익숙한 얼굴.
악명 높은 나치 지도자 히틀러입니다.
자세부터 표정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커다란 돌덩어리에 깔린 성직자.
생전에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에 맞아 쓰러진 모습을 형상화해 발표되자마자 격렬한 논쟁을 불렀습니다.
죽은듯 침대에 나란히 누운 두 사람도, 미술관 바닥을 뚫고 빼꼼 고개를 내민 이 얼굴도 실은 작가 자신의 모습.
'미술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은 진지한가 하면 엉뚱하고 냉소적이다가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김성원/전시 기획자·리움미술관 부관장 : "작가는 자신의 얘기를 듣지 말라는 얘기를 항상 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보는 것을 믿고 그 보는 걸 통해서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게 마우리치오 카텔란 작업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2019년 세계 최대 미술시장 '아트 바젤'에 등장한 바나나.
시장에서 산 이 진짜 바나나에 붙은 가격은 1억 4천여만 원.
실제로 그 가격에 팔렸고 한 행위예술가가 먹어치워 더 큰 화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작품 제목도 '코미디언'입니다.
물론 그때 그 바나나는 아니지만 이 특별한 작품도 이번 전시의 화제작 중 하나.
카텔란의 작품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지금 우리 현실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합니다.
[김성원/전시 기획자·리움미술관 부관장 : "도발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우리는 굉장히 다양한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선 카텔란의 대표작 38점을 공개합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김석 기자 (stone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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