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블랙홀’ 같은 리브골프 ··· 그리고 절대 안빠질 것 같은 매킬로이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2. 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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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왼쪽)와 더스틴 존슨. <사진 AFP연합뉴스>
현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거리 1위에 이름이 올라 있는 선수는 미토 페레이라(칠레)다. 원래 압도적인 장타 능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라 3개 대회에 출전한 그의 이름이 장타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그는 최근 PGA 투어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리브골프로 짐을 싸서 떠나 버렸다. 조만간 그의 이름도 PGA 장타 통계에서 사라질 것이다.

리브골프는 ‘장타자 블랙홀’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PGA 투어에서 장타자로 이름 날리다가 리브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이 꽤 많다. 한때 400야드를 쳐 보겠다며 호기를 부리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있고, 한동안 PGA 투어 장타왕을 독식했던 버바 왓슨(미국)도 있다. 이들 외에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매슈 울프, 제이슨 코크락, 찰스 하웰3세 (이상 미국) 등도 PGA 투어에서 리브골프로 무대를 옮긴 장타자들이다.

PGA 투어와 맞서면서 짧은 시간에 골프팬들의 관심과 흥미를 확 끌어야 했던 리브골프 입장에서는 장타만큼 좋은 이야기거리가 없었을 것이다. 실력이 뛰어난 톱랭커들을 끌어 들이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보다 실력보다는 장타력으로 이름 난 장타자들을 섭외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을 수도 있다. 전성기를 지나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장타자들 입장에서도 한방에 거금을 챙길 수 있는 리브골프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리브골프나 하향세의 장타자들이나 모두 ‘한방’이 필요했고, 추구하는 지향점이 딱 맞아 떨어졌다.

문제는 그 장타자들이 저물어 가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믿었던 디섐보의 경기력과 장타력은 특히 리브골프를 실망시키고 있다. 지난 시즌 리브골프 포인트 순위에서 21위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더 이상 장타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그의 장타력에 투자했던 리브골프를 당혹하게 만들었을 게 분명하다.

디섐보는 지난 5일 끝난 아시안투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에도 출전했지만 2라운드 동안 7오버파를 치고 컷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11차례 PGA 장타왕을 기록한 댈리 다음으로 장타 1위에 많이 오른 ‘장타왕 5회’의 왓슨도 리브골프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무릎 수술로 대회 출전을 아예 못했고 올해 복귀 무대로 아시안투어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택했으나 그 역시 컷탈락의 수모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왓슨은 첫날 76타를 치더니 둘쨋날 그 보다 10타나 적은 66타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다.

그나마 리브골프로서는 2015년 PGA 장타왕에 올랐던 더스틴 존슨의 활약에 고무돼 있을 것이다. 2011년 이후 PGA 장타왕에 오른 선수라고 해봐야 왓슨, 존슨, 디섐보 외에 로리 매킬로이, 캐머런 챔프, J.B. 홈스, 루크 리스트 등 7명 뿐이다.

로리 매킬로이. <사진 AFP연합뉴스>
물론 이들 중에 ‘장타자 블랙홀’에 절대 빠져 들지 않을 선수가 있다. PGA 투어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는 매킬로이다. 2017년과 2018년 PGA 장타왕에 올랐던 매킬로이는 이래저래 리브골프가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고 빼버리고 싶은 ‘눈엣가시’ 같은 선수일 것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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