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국회의원 증원 아닌 특권 철폐 급하다

2023. 2. 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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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개혁 논의를 빙자로 국회의원 수를 300에서 30이나 50을 더 늘리자는 국회의장의 거론이 있었다.

국회의, 국회의원의 국가와 민족 발전·번영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면 왜 그 수가 문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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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선거구 개혁 논의를 빙자로 국회의원 수를 300에서 30이나 50을 더 늘리자는 국회의장의 거론이 있었다. 정의당은 60을 늘리잔다. “웃기네”가 국민의 심정이다. 그러나 만약 그 직을 명예직화한다면 전체 의석은 500석이나 600석도 좋다고 생각한다. 국회의, 국회의원의 국가와 민족 발전·번영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면 왜 그 수가 문제 되겠는가. 만약 돈 한 푼 안 받고라도,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 하나 없이, 나를 희생해서라도 오로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뛰겠다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내 등에 업고 무동 태워 주겠다. 만약 그런 소명 의식을 가진 국회·국회의원들만 있다면 우리나라는 단지 선거로 고위 공직자를 뽑는다는 의미의 민주화를 뛰어넘어 진정한 선진 민주주의의 선두 몇째 국가로 기록될 것이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류라던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반도체 등 세계 1·2위를 달리는 기업이 나오는데, 이 전 회장이 4류라던 정치는 지금 어디를 헤매고 있는가? 겨우 선거구·국회의원 숫자 늘리자는 소리뿐인가? 기업가로 우뚝 서려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절대 필요하다. 권력을 잡으려고 정당을 하고, 정당을 잡으면 권력 잡기 쉽고, 권력을 잡으면 돈벌이가 쉽고, 돈이 있으면 권력 잡기 쉽다. 정치가 이 돈벌이로부터의 고리를 끊도록 정당에는 국고보조금까지 준다. 국고보조금에 더해 나라의 정치자금법은 정치후원회 모금 등, 공직선거법은 선거비용 보전 등 각종의 방법으로 정치인들이 돈의 고리로부터 자유롭게 국가와 민족 공동체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소명 의식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위한 소명 의식으로 무장한 정치를 한다면 우리나라 정치를 세계 1류로 만들 수 있으리라. 그리고 1류 정치는 대한민국을 세계 1류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또한, 돈벌이로 권력을 잡아 행세해 보려고 돈을 뿌려 계파 수장(首長) 등 권력자에게 빌붙고 권모술수를 서슴지 않는 자가 권력에 기생하지 못하게 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정치를 1류로 만들지 못하게 막는 제1 장애는 ‘국회의원이 각자 누리는 억대의 세비, 9명의 보좌진, 대형 사무실 제공’ 등 임기 4년 동안에 지원되는 1인당 경비 약 34억 원이다. 이 34억 원을 300으로 곱하면 그게 얼마인가. 그 비용 대비 성과를 생각해 보자. 국회가, 국회의원이 나라를 위해 하는 일을 셈해 보자. 지난 1월 본회의가 열렸었지만, 상임위는 물론 시급한 민생 법안 하나 처리하지 않은 채 세비와 수당은 다 챙겼다. 북유럽의 의회 의원은 자전거나 자기 차로 출퇴근하며 보좌진도 없다. 의원은 오직 소명 의식으로 나라를 위해 뛰는 사람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국회의원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소명 의식으로 일하는 명예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일한 만큼의 수당이나 사용한 비용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 공천은 지역구의 당원이나 주민이 행하는 당내 민주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학연·혈연·지연 등 인맥으로부터의 자유로움도 정치 1류화의 관건이라 믿는다. 이렇게 해야 우리나라 경제·사회·문화의 발전이 정치의 족쇄(vortex)로부터 자유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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