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기업 절반 영업익 추락… 신용등급 강등 불가피

김지현 기자 2023. 2. 6. 11: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요 기업들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도 높은 신용등급 강등 압력을 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적이 크게 악화한 기업들에 대해 발 빠르게 신용등급을 속속 낮추며 수익성 악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 가운데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40곳 중 19곳은 영업이익이 직전 해보다 감소했다.

신평사들은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기 무섭게 신용등급을 조정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 2조 원대 적자
신용평가사, 수익성 여파 주시
무보증사채 등급‘부정적’ 판정
S&P는 SK하이닉스 등급 낮춰
회사채 투자 시장도 경색 우려

주요 기업들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도 높은 신용등급 강등 압력을 받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적이 크게 악화한 기업들에 대해 발 빠르게 신용등급을 속속 낮추며 수익성 악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신평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 가운데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40곳 중 19곳은 영업이익이 직전 해보다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신용등급 A+)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2조850억 원으로 전년도 2조2306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효성화학(A)도 지난해 3367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효성 계열의 합성섬유 기업 효성티앤씨(A2+)의 영업이익도 1236억 원으로, 1조4237억 원 흑자를 낸 직전 해 대비 91.3% 급감했다. SK하이닉스(AA·-43.5%), LG생활건강(A1·-44.9%), LG화학(AA+·-40.4%)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신평사들은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기 무섭게 신용등급을 조정하고 있다. 2조 원대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3대 신평사가 일제히 신용등급 영향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세계 경기 침체로 전방수요가 위축돼 당분간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현금 창출력 약화에 손상차손(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보다 낮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손실을 반영) 발생으로 재무안정성도 저하됐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4분기 1조 원대 영업손실을 낸 SK하이닉스에 대해 “반도체 업황 하락 사이클이 장기화하면 재무 부담 증가 폭이 예상을 웃돌 수 있어 지속적인 검토를 통해 신용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평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3일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과잉 재고를 근거로 SK하이닉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다.

회사채 시장 투자자들 역시 기업들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AA-)는 지난달 총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목표 물량은 채웠지만, 발행금리가 민간 채권 평가사의 예상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신용도 우려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효성화학도 부진한 실적 전망과 베트남 화학공장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 우려 속에 지난달 중순 1300억 원 조달을 위한 회사채 수요 예측을 진행했으나 기관들이 응찰하지 않아 전량 미매각됐다.

연초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BBB급도 공모에 뛰어들고 있으나 비우량 신용등급 기업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저하로 인한 신용도 하락 국면 진입 속도는 비우량 등급에서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