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청개구리 또 있다…울음주머니에 달린 가시로 소통

조홍섭 2023. 2. 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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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수컷은 번식기에 자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암컷에게 알리고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목청껏 노래한다.

시끄러울 정도인 일반적인 청개구리와 달리 전혀 소리를 내지 않는 청개구리 신종이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발견됐다.

최근 과학자들은 갈대개구리가 소리 대신 가시가 돋은 눈에 잘 띄는 울음주머니를 시각으로 구분하거나 가시에서 분비하는 휘발성 호르몬을 냄새로 감지할 것이란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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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탄자니아서 발견…‘울지 않는 개구리’ 모두 8종
가시가 분비하는 성호르몬으로 상대 파악
“다른 개구리보다 멸종에 더 취약”
울음주머니에 자잘한 가시가 돋은 신종 가시목갈대개구리 ‘히페롤리우스 우카구루엔시스’ 수컷. 크리스토프 리트케 제공.

청개구리 수컷은 번식기에 자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암컷에게 알리고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목청껏 노래한다. 시끄러울 정도인 일반적인 청개구리와 달리 전혀 소리를 내지 않는 청개구리 신종이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발견됐다.

루신다 로손 미국 신시내티 대 교수 등 국제 연구진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가시목갈대개구리 한 종을 신종으로 보고했다. 이 개구리가 탄자니아 우카구루 산의 한 지역에서 발견됨으로써 동아프리카 산악지대에만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울지 않는 청개구리’ 무리는 7종으로 늘었지만 모두 멸종위기에 놓였다.

작은 가시가 돋은 울음주머니를 부풀리는 기존에 알려진 가시곰나무개구리의 다양한 종 모습. 가시에 달린 분비샘을 통해 페로몬을 방출한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이리스 스타른베르거 외 (2013) ‘린네학회 생물학 저널’ 제공.

길이 2.5㎝인 이 개구리는 숲 가장자리 습지에 몰려 사는데, 다른 갈대개구리처럼 목의 울음주머니에 자잘한 가시가 잔뜩 나 있다. 연구자들은 울음주머니를 부풀려 소리를 내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소통한다고 밝혔다.

로손 교수는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이 개구리들은 아주 독특해서 다른 개구리처럼 소리를 내지 않는다”며 “대신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목의 가시를 마치 점자처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울음주머니에 가시가 달린 ‘히페롤리우스 우카구루엔시스’ 수컷. 탄자니아에서 2019년 발견됐다. 크리스토프 리트케 제공.

갈대개구리는 종이 달라도 외모가 비슷해 서로 구분하기 힘든 데다 안정된 습지처럼 좋은 서식지에 한꺼번에 몰려 노래하기 때문에 소리로만 짝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최근 과학자들은 갈대개구리가 소리 대신 가시가 돋은 눈에 잘 띄는 울음주머니를 시각으로 구분하거나 가시에서 분비하는 휘발성 호르몬을 냄새로 감지할 것이란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 생물학자 이리스 스타른베르거 등은 2013년 ‘린네학회 생물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갈대개구리가 울음주머니의 가시에서 휘발성 성호르몬인 페로몬을 분비한다고 밝혔다. 가시의 분비샘은 페로몬을 멀리 퍼뜨려 암컷을 유인하거나, 포접 때 암컷이 상대가 누군지 또는 매력적인지를 판단해 짝짓기를 허용할지 결정하는 데 쓰인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야생에서 2번 목격된 뒤 자취를 감춰 멸종된 것으로 우려되는 나무두꺼비. 이번에 발견된 신종 갈대개구리와 같은 산이 유일한 서식지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번 연구에서 애초 찾으려던 것은 신종 개구리가 아니었다. 우카구루 산은 야생에서 2번 목격된 뒤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위기 나무두꺼비의 유일한 서식지였다.

공동 연구자인 크리스토프 리트케 스페인 국립연구협의회 박사후연구원은 “숲을 샅샅이 뒤지고 함정도 설치했지만 나무두꺼비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대신 색다른 갈대개구리를 발견했는데 나중에 유전연구로 신종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새로 발견된 개구리가 다른 개구리보다 훨씬 멸종에 취약하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화목 벌채 등이 벌어지는 숲 가장자리의 습지 한 곳이 서식지의 전부이다. 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서식지로 확장하면 짝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훼손되지 않은 습지에 몰려 사는 습성이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인용 논문: Plos One, DOI: 10.1371/journal.pone.0277535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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