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조에 이른 윤심 논란…비전없고 '心'만 남은 與 전당대회

김정률 기자 이밝음 기자 2023. 2. 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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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대통령실 총공세 속 안철수 일정 취소하고 정책 조정
양강 김기현-안철수, 전대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 크게 갈릴 전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5일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둔 가운데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한 비전 경쟁은 보이지 않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만 확산하면서 당내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전당대회가 이런 상황으로 내몰린 것은 장제원 의원 등 이른바 친윤계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표심을 흡수, 최근 여론조사에 오차범위 내에서 김 의원을 앞선 데 따른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당이 당원 투표 100%로 룰을 변경한 가운데 윤심을 내걸고 출마한 김 의원의 원사이드 게임이 예상됐지만, 뜻하지 않게 안 의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 2일 기점으로 이른바 친윤계의 총공세가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 초반부터 핵심 정책들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쥔 당 대표가 대통령실 의중과 다른 방향으로 갈 경우 총선 승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다 그동안 안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만도 어느 정도 담겼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전망은 실제 지난 5일에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안 의원이 주장하는 '윤안연대'(윤 대통령-안철수 의원), 윤핵관 비판 발언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지난 5일 최근 지지율 정체 현상을 뒤집기 위해 직접 강원도 강릉에서 휴가 중인 나 전 의원을 찾아 연대를 제안했다. 안 의원에게로 향한 표심을 나 전 의원과 연대를 통해 되찾아 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내 갈등이 격화하면서 김-안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전대 결과에 따라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경우 윤핵관의 지지를 받은 상황에서 패배하면 향후 자신뿐 아니라 당내 윤심을 주장했던 의원들 전체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 있다. 윤 대통령과 후보단일화를 하는 등 대선 승리에 일정 부분 기여한 안 의원도 전당대회 패배시 차기 대권가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끝으로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일단 잠행에 들어간 상태다. 대통령실까지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책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캠프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오늘은 정국을 구상하고 상황을 점검하면서 숨 고르기를 할 계획"이라며 "최대한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빨리 정책선거 모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윤안연대'란 표현을 쓰지 않겠다"며 "(윤안연대는)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동안 전당대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중진들도 당 분열로까지 치닫는 최근 분위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근 전당대회가 윤심 공방으로 흐르는 데 대해 "내가 분명히 경고하는데 이건 윤 대통령을 욕보이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 모두가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압승을 다짐했다"면서 "이미 윤심이 승리한 전당대회"라고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전대는 누가 국민의힘의 당 대표가 될지 보다, 누가 무한책임이라는 십자가를 쥐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킬지가 되어야 한다. 당원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당원들은 스스로 희생해 내년 총선에서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룰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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