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우리 아이 건강 챙겨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주부 A씨는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기침을 시작해 가슴이 철렁했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의 이유로 학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다보니 혹시나 코로나19에 재감염된 것은 아닌지 의심되어서였다. 다행히 자가진단키트 검사 상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점차 기침이 심해지고 고열과 오한을 반복해 부랴부랴 병원을 찾은 결과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급성 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실제 국민건강심사평가원 다빈도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급성 기관지염으로 진료를 본 환자는 5세 미만 144만5,095명, 5 ~ 9세 134만1,805명, 10 ~14세 68만7,334명, 15~ 19세 52만510명으로 소아청소년 모든 연령 구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급성 기관지염은 기관지에 바이러스 혹은 박테리아, 독성 물질 등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한 염증에 의한 질병이다. 기관지는 우리 몸의 호흡기를 구성하는 장기이며 기관에서 양쪽 폐로 갈라져서 폐의 입구까지의 관을 말한다. 기관지는 우리가 호흡한 공기를 폐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수행한다. 소아의 급성기관지염은 50∼75%가 바이러스 감염이며, 2세 이하의 영유아들에게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침은 급성 기관지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한번 발병하면 심한 기침을 동반하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쌕쌕거린다. 간혹 폐렴을 의심할 정도로 기침이 심해서 입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들의 경우 기침 때문에 제대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해 탈수나 심각한 영양불균형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 감기 증상과 비슷해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먹거나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합병증이 동반되는 등 증상이 심각해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해지면 호흡이 더 가빠지고 심장 박동도 급격히 증가한다. 바이러스성 급성기관지염의 경우에는 심한 기침을 하다가 토하는 경우도 있다.
소아의 급성기관지염은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는다. 만약 열이 동반된다면 해열제를 먹이고 기침 때문에 입맛이 없고 잘 먹지 못하는 경우에는 영양불균형 상태에서 면역력이 더욱 저하되고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사를 통해 영양을 공급한다.
연무식 흡입기(네뷸라이저)를 통해 약제를 투여하는 흡입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약 성분을 마스크를 통해 코와 입으로 흡입하는 것으로 미세한 약 성분이 모세기관지까지 직접 도달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치료 도중 가래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등을 두드려 가래를 뱉어 내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주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콧물 약, 기관지 확장제, 기침약 등을 처방한다. 무엇보다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익진 과장은 “어릴 때 발생한 급성 기관지염을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모세기관지염으로 이어져 심한 경우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아이가 처음에는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고열과 함께 보챔이 심하고 기침 및 호흡수가 매분 60회 이상 등 이상 증상을 보인다면 빠르게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급성기관지염을 치료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의 생활환경을 깨끗하고 쾌적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부모가 흡연을 하거나 지나치게 건조한 환경에서는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급성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가 감기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온도 및 습도 유지 ▲수분 섭취 ▲손 위생 ▲구강위생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습관 ▲예방접종 ▲호흡기 질환자 접촉 삼가 등도 도움이 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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