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침공, 학교 ‘업’ 했는데”…교차지원생 졸업後 월급 더 적었다
6일 고은비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관보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가 작성한 ‘전공 교차지원의 노동시장 성과 분석’ 논문을 보면 고등학교 계열과 다른 계열의 전공을 선택한 대학생들의 졸업 후 시간당 임금 수준은 교차 지원하지 않은 학생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를 활용해 2010년 8월∼2019년 2월까지 대학 졸업자의 약 18개월간 노동 시장 진입 과정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임금 분석 대상은 아르바이트, 임시직, 일용직을 제외하고 상용직으로 취직에 성공한 8만6181명이다.
졸업 학점, 대학 소재지, 대학원 졸업 여부, 성별 등이 같다고 가정할 때 문과에서 이과로 교차 지원한 학생은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졸업 후 시간당 임금이 1.6% 낮았다.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 지원한 학생의 임금은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2.6% 더 낮았다.
반면 이과에서 이과로 진학한 학생의 시간당 임금은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5.2%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 전 기대했던 최저 연봉을 뜻하는 유보임금(9만979명 대상)의 경우 문과에서 이과로 교차지원한 학생이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3.6% 높았다.
이과에서 이과로 진학한 학생은 문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보다 유보 임금 수준이 9.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교차 지원 여부와 유보임금의 상관관계가 뚜렷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학생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교차지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대학 서열화가 공고한 국내 환경에서 학생들이 적성보다 대학 타이틀 때문에 교차 지원한 경우가 빈번해 교차 지원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교차 지원생들의 대학 생활 만족도·충실도가 떨어지고 결국 임금 등 눈높이에 차지 않은 직장에 취직하는 상황에 몰린다는 뜻이다.
특히, 2022학년도 통합형 수능 이후에는 이과에서 문과로 진학한 학생 사이에서 교차 지원 부작용이 두드러질 공산이 크다.
연구팀은 “앞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는 향후 학생들의 노동시장 성과에 미칠 효과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문·이과 통합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교육당국이 각 대학에 수능과목 제한 철폐 등을 요청해 지원자의 전공 선택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형 대학수학능력 시험 도입 후 빚어진 ‘문과 침공’과 관련해 대학들이 과목 선택의 편견을 깨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진행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강경진 서강대 입학사정관은 “서강대의 경우 통합형 수능 도입 전에 이미 정시에서 계열별 과목 지정을 폐지하고 교차지원을 허용했는데 문과나 이과나 성적이 거의 비슷했고 이탈률도 높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통합형 수능 도입 이후엔 자연계열 학과에는 수학 미적분과 통계, 과학탐구를 요구했으나 2024년도부터는 다시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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