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딜레마…폭발적 고용 성장 vs. 임금 인상 둔화

신기림 기자 2023. 2. 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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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분석 "구인난 속 임금인플레 둔화 '수수께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궁지에 몰렸다. 신규 고용과 구인이 계속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미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불타고 있다고 판단할지 아니면 임금 인상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것에 안도해야 할지를 놓고 더 큰 딜레마에 봉착한 것이다.

◇"고용 중심 대기업→중소기업 전환"

지난달 신규 고용은 50만명을 훌쩍 뛰어 넘어 예상의 3배에 가까웠지만 전년비로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4.8%에서 4.4%로 떨어져 지난 3월의 5.9%에서 더 멀어졌다.

구인난은 여전하지만 임금 인플레이션도 둔화한다는 지표의 부조화는 다음 금리인상을 계획하는 연준을 가장 당혹하게 하는 수수께끼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최근 분석했다.

연준에 있어 최대 관건은 미 경제가 지금의 활황에서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저물가 저실업률이라는 골디락스로 되돌아날지 아니면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고용까지 끌어 내려 실업률을 높일지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지난 3일 나온 1월 고용보고서에 난감해진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 데이터는 전월 수정치로 인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연준에 있어 잠재적으로 건설적 역학이 작용하고 있다는 낙관론이 있다.

급여서비스업체 UKG에 따르면 신규 고용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데이브 길버트슨 UKG 부사장은 로이터에 말했다. 대형 기술업체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며 노동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줄어 임금 인상폭은 완만해졌지만 전반적 신규고용을 떠받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불균형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해 4.50~4.75%로 올렸다. 지난 12월 점도표를 보면 올해 금리는 2차례 더 인상돼 5~5.2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은 침체 우려에 올해 금리 고점을 5% 밑으로 보고 심지어 연말 인하도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3일 확인된 폭발적 고용에 시장은 올해 금리 고점을 연준 전망과 거의 일치시키며 빠르게 반응했다. 게다가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성장에 실업률은 3.4%로 떨어져 1969년 이후 최저로 밀렸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의 브라이언 쿨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의 불균형이 완화됐다고 연준이 확신할 수 없게 됐다"며 "연준이 핵심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여전히 할 일이 꽤 더 많이 남았다는 메시지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의 늘어나지 않았던 미국 노동력은 지난 2개월 동안 130만명 증가했다. 이는 기업과 연준의 불안을 크게 낮춰줄 수 있다. 노동력 침체(stagnation)가 지난해의 특대형 임금인상에 기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마틴 월시 노동부 장관은 1월 고용 보고서에 대해 경제와 고용시장이 꾸준히 정상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지난 2년 동안 잇단 이직 끝에 정착하며 경력을 쌓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인사이트의 오마르 샤리프 대표는 임금인상이 완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대부분 전월 수치들이 수정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율로 3개월 동안 임금인상률은 지난 10월보다 1월이 더 높다고 그는 말했다.

◇ '골디락스' 2019년 복귀?

하지만 다른 해석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 혹은 둔화)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보면 고용이나 일자리에 큰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임금과 고용비용의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의 보건위기가 발생하기 전 몇 년 동안의 경제가 현재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라며 당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낮고 임금성장은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완만하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짜 심각한 경기 하락 혹은 실업률 급등 없이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 2%로 낮아지는 길이 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과 고용의 현재 추세는 파월 의장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3캐피털관리의 카림 바스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금리인상 확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연준이 임금, 물가 지표 둔화 속에서 매우 견고한 고용시장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며 "2019년으로 회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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