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유럽, 우크라 지지하지만…EU 가입은 글쎄?

황경주 2023. 2.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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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24일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딱 1년이 됩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유럽연합, EU는 전쟁 장기화에도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염원하는 EU 가입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태도입니다.

이유가 뭔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EU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에 방문했다고요?

[기자]

EU 지도부가 지난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쟁 이후 벌써 4번째 방문인데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는 더 많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먼저 EU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더 해줄 계획인데요.

우리돈 6천억여 원 규모를 추가 투입합니다.

앞서 지원하기로 한 독일제 전차를 최대한 빨리 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도 제공합니다.

러시아 제재는 강화하는데요.

전쟁 1주년이 되는 이달 24일까지 러시아에 대한 10번째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네덜란드 헤이그에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를 기소할 국제 센터도 지을 계획입니다.

[앵커]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도 EU 가입만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죠?

[기자]

우크라이나는 전쟁 직후부터 EU 가입을 간절히 바라고 있죠.

이번 방문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가입을 빨리 시켜달라고 재촉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저는 우크라이나가 올해 유럽연합 회원국 자격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나흘 만인 지난해 2월 28일 EU에 가입 신청서를 냈고, 4달쯤 뒤인 6월 가입 후보국 지위를 받아 둔 상태입니다.

이 가입 후보국이 되기도 쉽지가 않아서 4달 만에 결정이 난 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와 서방의 대결 구도로 번지면서 EU가 러시아를 압박하는 상징적인 조처를 한 걸로 평가됩니다.

[앵커]

하지만 실제 가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요?

[기자]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EU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후보 자격을 얻고 나서도 협상과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특히 협상 단계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EU가 정한 세세한 규정들을 모두 따라야하기 때문인데요.

환경 기준, 식품 위생 규칙 같은 규칙이 문서로 8만 쪽이 넘는 분량입니다.

여기에 EU 관습법도 따라야 해서, 국가 전반을 걸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이게 끝이 아닌데요.

EU 회원국 27개국이 만장일치로 동의를 해줘야 하고, 집행위원회와 유럽 의회의 지지, 각 회원국 의회의 비준까지 필요합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는 결의는 인상적입니다. 유럽 연합 가입 신청서를 훌륭하게 준비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EU에 가입한 나라가 2013년에 합류한 크로아티아인데요.

신청부터 가입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 북마케도니아는 2005년 후보국이 됐는데, 아직도 가입을 못 하고 있습니다.

[앵커]

EU 입장에서는 다른 후보국들과 형평성도 따져야하는 부분이겠네요.

[기자]

EU가 우크라이나에만 계속 특혜를 주면, 다른 후보국들이 반발하겠죠.

그러면 이들과 러시아가 오히려 가까워질 위험이 있습니다.

기존 EU 회원국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다 다른 것도 가입이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인데요.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가 농업 초강대국이라는 점을 경계하는 EU 회원국들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농업이 발달한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는 밖으로는 러시아와, 안으로는 부패와 전쟁을 벌이면서 EU 회원국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죠?

[기자]

우크라이나는 부패가 심각하다는 평가를 오랫동안 받아 왔습니다.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180개국 중 116위인데, 순위가 낮을 수록 부패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유력 기업가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부패 단속에 나섰습니다.

동시다발로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정부 고위 인사 여럿을 부패 혐의로 물갈이했는데요.

EU 가입을 두고 빠른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개혁 의지를 과시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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