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추락했던 송파·노원·강동 대단지, 서울 거래량 회복 이끌었다

조은임 기자 2023. 2.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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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시티, 석달새 40건 가까이 거래 “초급매 매수”
상계 주공 거래 급증 “갭투자 가능, 투자수요 있을 것”

지난해 수억대 내림폭을 보였던 서울 송파구와 노원구, 강동구 등의 대단지에서 거래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10월 최저점을 찍고 회복되는 데 이들 단지에서의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와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급매부터 빠른 속도로 팔려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0월 560건으로 바닥을 찍은 뒤 11월 733건, 12월 838건으로 회복되는 흐름으로 나타내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1월 신고된 매매건수도 804건으로 지난해 12월 건수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 전경./조선DB

작년 12월 거래를 구별로 살펴보니 송파구가 88건으로 가장 많았다. 송파구는 주택 수가 서울 25개 구 중 가장 많은 만큼 거래량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금천구, 영등포구 등에 밀려 2~3위권에 머물렀다. 12월에는 그 중에서도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 한 달 동안 16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총 9510가구의 대단지라 그만큼 거래가 많을 수도 있지만 지난해 9월만 해도 전용 84㎡ 기준 거래 1건, 10월 4건에 그쳤었다. 그러다 11월엔 12건, 12월에는 10건이 거래됐고, 1월에는 신고된 건수만 16건에 이른다. 석 달 새 40건에 가까운 손바뀜이 있었던 셈이다.

급매물량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매물이 소진됐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말이다. 전용 84㎡는 2021년 10월 2일 23억8000만원(29층)에 팔려 최고가를 찍었지만 지난달 4일에는 15억3000만원(1층), 14일에는 15억8000만원(2층)까지 값이 내려 거래됐다. 저층이 아닌 매물도 16억~17억원선에서 거래됐다. 최고가 대비 7억~8억원은 내린 가격대다.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이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면서 “이제 전용 84㎡는 대부분 18억원 대에 매물이 나와있다”고 했다.

12월 송파구의 잠실동에서 29건이 신고됐는데 지난해 7억원 가까이 급락했던 엘스와 리센츠에서 각각 8건, 6건이 거래됐다. 잠실주공5단지도 9건 거래가 됐다. 잠실5단지의 경우 11월에는 1건이 거래되는데 그쳤었다. 그외에 신천동 파크리오에서도 12월 10건이 거래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 전경./조선DB

1월 신고된 거래매물을 살펴보면 총 804건 중 노원구가 7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25개 구 중 4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데 그쳤지만, 1월 들어 급속도로 거래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노원구에서는 재건축 사업허가가 떨어졌거나 사업이 추진 중인 상계 주공 단지들에서 20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초 상계동에서는 상계주공1·2·6단지와 상계한양이 정밀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확정된 바 있다.

강동구에서도 1일 기준으로 62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거래량이 쪼그라들었던 지난해 9월에는 한 달 동안 11건에 거래되는 데 머문 적도 있었다. 1월 강동에서의 거래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고덕동 대단지였다. 고덕그라시움(6건)과 고덕센트럴푸르지오(2건),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6건) 등 신축 대단지에서 14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이처럼 급락한 아파트 위주로 많은 거래가 이뤄진 것은 가격하락과 규제완화, 금리인상 속도조절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송파와 노원, 강동은 지난해 12월 기준 아파트값의 하락폭이 상당히 컸던 지역들이다. 노원구의 경우 한 달 만에 4.28%가 떨어져 서울 25개 구 중에 낙폭이 가장 컸다. 송파구는 같은 기간 2.17% 내려 강남권 11개 구 중 낙폭이 가장 가팔랐고, 강동 역시 1.82% 하락해 낙폭이 큰 편에 속했다.

전문가들은 고점 대비 20~30% 가량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실수요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송파 잠실권의 대단지와 강동의 신축을 중심으로 거래가 몰린 곳에는 주거환경이 좋은 대단지를 지켜보고 있던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있었던 것으로 봤다.

노원구 재건축 단지의 경우는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동시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 완화도 영향을 미쳤다. 노원구 일대 재건축의 경우 전세를 끼고 갭투자가 가능해 투자수요가 몰렸단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인기 대단지의 경우 가격대가 대폭 낮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일부 유입된 것”이라면서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3억~4억원 정도면 전세를 끼고 매입이 가능해 투자수요가 몰렸을 걸로 본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은 저가에 내 집을 마련하기 좋은 시기”라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풀려 비조정지역에는 투자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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