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서 …안토니오 메타버스 개인전 ‘조우 : 다름을 포용하다’ 체험기
예술계에 한동안 가상공간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2020년부터 대면 전시가 제한되자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에서 NFT(대체불가능토큰)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됐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공간에서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콘텐츠의 이용이 늘어나며 다양한 비대면 만남을 주도하는 기술로서 각광받았다.
메타버스는 여전히 예술계를 포함한 전 사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그런 시점에서 현재 우리는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을까.
성남 헤드비갤러리가 지난달 30일부터 선보인 안토니오 리 작가의 ‘조우 : 다름을 포용하다’는 이런 기술을 이용한 NFT 전시다.
이용자들은 헤드비 갤러리와 작가의 SNS에 게시된 링크로 접속하면 ‘spatial’이란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게 된다. 접속에 앞서 자신의 분신이 될 캐릭터의 이름을 설정하고 캐릭터 외형까지 고르면 준비 완료. 모니터 속 ‘나’는 바다로 둘러싸인 전시장에 몸을 던진다.
본격적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려 하다가 당혹감을 맞닥뜨린다. 마우스 또는 키보드 자판을 사용해 전시장 안을 돌아다녀야 하는데, 이 작동법을 익히는 데 무려 20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옆 작품으로 이동하려다 애먼 작품 앞에 서 있거나 별안간 천장을 바라보기도 했다. 작품을 감상하기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 모니터 가득 그림을 보려고 마우스 휠을 돌리면 의도한 것보다 더 확대돼 그림의 일부만 보이기도 했고, 내 분신이 아바타가 시야를 가려 작품 감상을 방해하기도 했다.
최적의 감상법은 각 작품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캡션을 누르는 것이었다. 캡션을 누르면 고화질의 작품이 이미지로 제공돼 온전히 작품을 즐길 수 있었지만, 전시를 관람한다는 현장감과 생생함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모바일로 제공하는 AR 기능은 관람에 재미를 더해 아쉬움을 달랬다. 모바일로 전시장에 접속하면 AR(증강현실) 이용이 가능하다. 하단에 있는 눈 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핸드폰 뒷면 카메라가 비추는 곳이 전시장 배경이 된다. 핸드폰 화면을 통해 자신이 실제 몸담은 공간에 메타버스 전시장에 걸려 있던 그림이 걸려 있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림이 걸려 있는 장면 그뿐, 화면에 비친 작품 앞으로 간다고 해서 실제 거리가 좁혀지지는 않았다.
메타버스 전시는 시공간 제약 없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이전엔 마우스 클릭만으로 쉽게 복사돼 가치를 지니기 어려웠던 인터넷상 작품이 NFT 기술 적용으로 가치를 회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프라인 전시장처럼 다양한 감각을 사용해 관람할 수 없다는 단점은 분명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한계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차세대 전시문화 트렌드로 주목받기엔 충분해 보였다.
이다빈 기자 ilwoldabin97@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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