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어떻게 달라?"…129승 레전드, 이승엽·양의지 믿고 부활 박차 가한다

김민경 기자 2023. 2. 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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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장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양)의지가 돌아와서 반가워요. 예전이랑 공이 어떻게 다른지 많이 이야기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베테랑 좌완 장원준(38)은 또 한번 재기를 노린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결심이 무색했던 지난 4년. 이제는 진짜 벼랑 끝이라는 각오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늘 그랬듯 겨우내 잠실야구장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며 훈련했고,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에 와서는 따뜻한 날씨 덕분에 더 건강하게 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장원준은 지난 2018년 5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통산 129승째를 챙긴 뒤로 지난 4시즌 동안 승수를 쌓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반복된 탓에 선발 보직을 내려놔야 했고, 지난해부터는 그래도 조금은 불펜에 적응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6홀드, 17이닝,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은퇴 위기에 놓인 장원준의 손을 일단 믿고 잡아줬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 당시 "아직 은퇴 생각이 없는데, 여기서 그만두라고 했을 때 129승을 한 투수가 다른 팀을 알아보고 안 되면, 어떻게 보면 불명예 은퇴니까. 레전드들은 대우해주고 싶다. 후회 없이 뛰었으면 한다. 내년에 잘하면 또 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후배들과 경쟁했으면 좋겠다. 편애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장원준은 5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도 최근 몇 년 동안 안 좋아서 계속 아쉬움이 남았다. 마음속으로는 후회 없이 진짜 다 해보고 안 되면 미련 없이 그만두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매년 아쉬움이 남더라. 올해도 기회가 주어지면 해보고, 작년처럼 성적이 안 좋으면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자고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셔서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공교롭게도 장원준이 마운드에서 승수를 쌓지 못했던 4년 동안 안방마님 양의지(36)는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상태였다. 양의지는 장원준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며 두산 황금기의 서막을 이끌 때 호흡을 맞춘 사이다. 양의지는 장원준의 공을 두산 시절에 많이 받아보기도 했지만, NC에서도 장원준의 공을 꾸준히 지켜본 만큼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인물이다.

▲ 이승엽 감독이 장원준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지난 2일 장원준이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에 나섰을 때 너무도 당연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앞에 섰다. 양의지는 장원준이 공을 던질 때마다 "공의 각이 더 좋아졌다", "5선발도 되겠다"고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며 형의 기를 살려줬다.

장원준은 "의지가 돌아와서 반갑고, 첫 피칭 때도 의지가 공을 받아주더라. 의지한테 많이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공의 상태가 어떤지, 예전이랑 어떻게 다른지 많이 이야기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공을 던질 때 아프지 않아 만족하고 있다. 장원준은 "전성기 때는 아픈 부위가 없어서 공 던질 때 큰 문제가 없었다. 몇 년 동안 아프다 보니까 던지면서 '아프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올해는 그런 게 많이 없어졌다. 안 아픈 것에 계속 만족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전성기 구위까지는 어려워도 최대한 근접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믿음과 양의지의 도움 속에 130승 고지를 밟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장원준은 "선수로서 (130승)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선수 생활하는 동안 더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1군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고 했다.

부임 때부터 "장원준은 분명 팀에 쓰임이 있는 선수"라고 절대적 신뢰를 보여준 이 감독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장원준은 "어떻게 보면 나를 믿어 주시는 거니까. 나는 성적으로 보답하는 방법밖에 없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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