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허은아 등 4인방…다시 커지는 ‘이준석의 존재감’

2023. 2. 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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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첫 여론조사 4위…’컷오프’ 통과 가능성
李 “천하람 출마 권유…윤핵관 문제의식 같다”
최고위원은 친윤후보 ‘난립’ 속 ‘이준석계’ 도전장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정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한국의신보수주의' 주최로 열린 특별 강연 '보수주의의 길을 묻다'에서 학생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8 전당대회에 사실상 ‘등판’하면서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출마 4일 만에 여론조사 4위를 기록하며 ‘컷오프’ 안정권에 들어섰고, ‘친이준석계 진용’에 속한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최고위원 후보는 윤핵관을 비판하는 등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21년 ‘이준석 체제’ 때 가입한 당원이 15~20만 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내에서는 오는 10일 컷오프 결과가 ‘이준석 파워’를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천 위원장은 ‘안철수 김기현’ 양강 다툼 속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조원씨앤아이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안철수 의원이 36.9%로 1위를 차지했다. 김기현 의원은 32.1%로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고, 황교안(9.3%), 천하람(8.6%), 강신업(2.9%), 조경태(1.9%), 김준교(1.5%), 윤기만(1.1%), 윤상현(0.7%)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5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서류심사 전에 진행됐다. 당 선관위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가나다 순) 등 6명을 예비경선에 나설 후보로 확정했다. 강신업·김준교 후보는 탈락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천 위원장이 첫 여론조사에서 4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천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픽’한 후보로 분류된다. 천 위원장은 ‘정치 신인’이다. 그는 ‘이준석 체제’에서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을 맡았지만 ‘원외’였고, 지난해 12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겨냥한 ‘보수 참칭패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천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상의했냐’는 질문에 “상의 정도가 아니라, 권유도 했다”며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아 권유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이 어떤 이유에서 출마를 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힘 내에도 (윤핵관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당원들이 많은데 이들의 의사를 대변할 사람이 나가야 된다는 인식이 저랑 천 위원장 사이에 겹친 것”이라고 부연했다.

천 위원장은 지난 3일 출마선언 때부터 자신이 ‘비윤핵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천 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주류를 붕괴시킬 사람이 저 말고는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답답하면 내가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국민의힘 주류를 가장 왜곡하고 오염시키고 있는 윤핵관들부터 일단 1차적으로 퇴진을 시켜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최고위원 선거에도 ‘친이준석’계 후보가 골고루 분포되어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과 허은아 의원은 일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고,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최고위원과 허 의원 캠프의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이들은 향후 전당대회에서 ‘모두까기’를 자처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윤핵관이라고 하는 집단은 말을 많이 쏟아낼 때 조율을 잘 안 하고 쏟아낸다”며 친윤계 세력을 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예전에 저를 쫓아낸다고 작업할 때는 대선승리의 가장 큰 주요 원인은 장제원 의원이 해놓은 단일화라고 했는데, 최근 나오는 것을 보면 단일화는 실제 선거에 도움이 안됐고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만 줬다고 하지 않냐”며 “그때는 저를 때려야 하고 지금은 안 의원을 때려야 하니까 한 사안에 대해서 다른 말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은 남은 한 달 동안 본인도 그런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며 “용산의 입김에 대해 저항을 할 것이냐, 순응할 것이냐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약간 붕 뜬 지지율 같이 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의 최근 여론조사 강세가 ‘안철수 지지층’이 아니라 ‘반윤핵관 당원’의 영향이기 때문에, 안 의원이 친윤계 압박에 순응할 경우 현재 지지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친이준석계 당원 15~20만 명의 영향력은 ‘전당대회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꾸준히 거론됐다. 양강 후보 모두 그간 청년 당심 잡기에 집중했던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최고위원 선거가 1인 2표 원칙이라는 점도 친이준석계 최고위원 당선에 유리한 부분이다. 선관위 적격 심사를 통과한 최고위원 후보 13명 중 친이준석계 최고위원 후보가 2명 뿐이라, 친이준석계 표심은 집중되고 친윤계 표심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친윤계에서는 이들의 영향력이 과대평가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기현 캠프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당원가입 러시의 주역인 것은 사실이지만, 2021년 전당대회 이후 2022년 대통령선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이 전 대표를 지지해서 당에 가입한다고 한들, 이들은 윤 대통령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만들고 대통령으로 만든 당사자들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판에 그렇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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