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호응에 국회도 나서야

고성민 기자 2023. 2. 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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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지난주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 공청회를 열며 이 여론조사 결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을 도입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3.9%,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3.1%였다.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을 다는 건 국토부가 '자동차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를 바꾸면 되는 문제지만,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법 개정이 필요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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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 3%.

국토교통부는 지난주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 공청회를 열며 이 여론조사 결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을 도입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3.9%,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3.1%였다. ‘보통’이라는 응답이 13.0%에 그칠 정도로 법인차 번호판에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고급 법인차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두색 번호판 도입에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이유다. 정부는 법인차에 세금 혜택을 준다. 법인차는 운행기록부를 쓰지 않아도 감가상각비와 차량 유지비를 연간 1500만원씩 비용으로 처리한다.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면 감가상각비를 연간 800만원 한도에서, 차량 유지비를 한도 없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연두색 번호판은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을 부착해 사적 사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다.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있으면 행동을 조심하는 것처럼,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을 달면 주말에 휴양지 호텔이나 백화점을 찾는 일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을 마치 특권인 듯 인식하고 사회적 시선을 무시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법인차가 실제로 사업 목적으로만 쓰이는지 관리감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국회의 몫이다. 법인차에 전용 번호판을 다는 건 국토부가 ‘자동차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를 바꾸면 되는 문제지만,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법 개정이 필요해서다.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막을 대표적인 개정안은 운행기록부를 의무화하고 차량운행일지를 쓰지 않으면 비용 처리를 하나도 안 해주는 방법(미국), 차량 가격에 따라 비용처리 한도를 차등하는 방법(캐나다·호주)이 꼽힌다. 국내 법인차 10대 중 4대는 운행기록부를 작성하지 않고 연간 1500만원의 비용처리를 하고 있다.

한국은 법인차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 해외 슈퍼카 업체의 좋은 타깃이 되고 있다. 3억원이 넘는 람보르기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우루스는 작년 국내 판매량 중 85.9%가 법인 명의였다. 연두색 번호판으로도 법인차의 사적 유용이 줄지 않으면 국회도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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