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적자’ LG디스플레이의 굴욕…비료회사 팜한농과 신용등급 동급 위기

정해용 기자 2023. 2. 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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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적자 전환하자 3대 국내 신평사들 등급 하향 검토
LG계열사 중 팜한농 이어 A0 될 가능성
업계 “단기간 재무 상황 개선 어려울 듯”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적자 전환되면서 회사채 신용등급이 A0까지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주요 신용평가회사들은 이 회사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판단하며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회사채 신용등급 A0를 보유한 곳은 LG그룹 계열사 중 비료 회사인 비상장기업 팜한농이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이 실제 이뤄지면 이 회사의 자금 조달 상황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공장. / 뉴스1

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주요 신평사들은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 신용등급(A+)을 A0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달 27일 2022년 잠정실적(연결기준)을 공개했는데 매출액은 전년보다 12.5% 줄었고, 연간 기준으로 2조85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3대 신용평가사는 LG그룹의 계열사 12곳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 중 A0 등급은 LG화학의 완전자회사인 비료회사 팜한농이 유일하다. LG화학은 팜한농의 지분 100%에 대해 장부가격을 5795억원으로 산정(2022년 3분기 기준)해놨다. LG디스플레이 시가총액 5조595억원(3일 종가 기준)의 9분의 1 수준 회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3년에도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추세와 구매력 감소 등 사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급격한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LG디스플레이) 신용도의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LG디스플레이)가 제시하고 있는 사업전략 방향과 재무안정성 개선안에 따른 영업실적 회복 가능성, 재무 부담 경감 수준 등을 검토해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신용도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달 31일 수시 평가를 해 LG디스플레이 회사채 신용등급 등급 전망(Rating Outlook)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바꿨다. 신용등급 등급 전망은 장기 신용등급에 부여되는 신평사의 의견을 기호로 표시한 것으로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의미는 앞으로 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주호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등급 전망 변경 사유에 대해 “전방 수요 위축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당분간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현금창출력 약화와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으며 수요 가변성, 투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개선세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도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예상한 수준을 하회하는 영업실적과 늘어난 차입 부담으로 신용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크게 확대됐다”라며 “당분간 저조한 영업실적 전망 및 재무 레버리지 부담 확대추세 등을 고려해 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손민균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이 A0까지 내려가면 이 회사의 자금 조달에 더 큰 비용이 들게 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3년 만기 A0 등급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4.935%(민평금리 기준)로 만기가 같은 A+ 등급 회사채 금리(4.663%)보다 0.272%P(포인트) 높다.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순차입금은 11조4000억원으로 전년 8조4000억원보다 3조원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33.4%에서 42.0%로, 부채비율은 158.5%에서 215.3%로 각각 증가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을 받은 LG그룹 계열사 중에는 소규모 기업인 팜한농 수준으로까지 디스플레이의 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라면서 “(재무 상태가) 신용등급에 상당히 부정적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향후 수주형 사업 확대를 통해 재무 상황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선제적 재고 축소와 대형 사업 운영합리화가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고강도 비용 감축활동과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해 손익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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